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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글로벌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가 ‘같은 나라 다른 개성’의 출연자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자밀라는 한국말을 잘 못하면서 특유의 섹시한 제스처로 일관해 ‘애교밀라’ ‘교태밀라’로 불린다. 하지만 구잘은 출연 첫날부터 “우즈베키스탄에는 자밀라 같은 (예쁘고 섹시한) 사람뿐만 아니라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구잘은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 듯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자밀라와 달리 논리적인 어투로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이지적인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
일본의 리에와 사유리도 극과 극의 스타일로 비교가 된다. 리에는 이성적이며 차분한 반면 사유리는 감정적이며 덜렁거린다. 된장녀와 순진녀의 경계를 적절하게 넘나드는 리에는 3차원, ‘엽기’ 코드로 우리의 인터넷 문화와 조응하는 사유리는 4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하다. 요즘엔 나오지 않지만 ‘미녀들의 수다’ 1기생 멤버인 준코는 전자, 사오리는 후자에 가깝다.
우크라이나의 엘리자베타와 마리아도 대조적인 경우. 맨 앞자리에 앉는 금발의 미녀 엘리자베타는 한국말이 서툴러 웃음으로 자신을 표현할 때가 많다. 반면 한국어를 빠르게 구사하는 마리아는 첫 인터뷰에서 “엘리자베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설명을 잘못해 나오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 허이령-진언문(대만), 채리나-손요(중국), 에바-에나벨(영국) 등도 대조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서로 확연하게 다른 모습으로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원 PD는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를 그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출연자의 발언을 마치 그 나라 사람이 모두 그런 시각을 지닌 양 받아들이는 태도는 편협함을 드러내는 셈”이라면서 “같은 국가 출신이지만 서로 차이가 있거나 정반대의 미녀가 출연함으로써 다양성과 다문화주의를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