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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 ‘해피선데이’의 ‘1박 2일’에서 김C는 아직 별명이 없다. 허당 은초딩 호동좌 일꾼 야생몽키 등 별칭을 지닌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굳히 별명을 짓자면 ‘야생의 백수’ 정도가 될까?
심지어 김C는 “말이 너무 없다, 처량해 보인다, 성의가 없다, 멤버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는 멤버들과 잘 어울리고 있고 나머지 지적들은 바로 그 사람의 특성이다. 웬만한 일에도 별 반응이 없고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게 김C 캐릭터의 특징이다.
하지만 김C는 ‘1박2일’을 진정한 야생 버라이어티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비주얼 자체만으로도 야생 느낌이 확실히 난다. 텐트에서 자고 일어나 2대 8 가르마를 탄 채 ‘라이방’을 쓴 모습은 그를 대변한다. 제작진도 김C에게서 ‘빵빵’ 터지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프로그램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는 점이 캐스팅의 큰 이유다.
김C도 처음에는 뻣뻣한 백수삼촌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야생의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진빵 하나 얻어먹겠다고 막내 이승기와 미친듯이 달려가고 엠씨몽이 자명종 시계를 돌려놔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고 투덜거린다.
최근에는 감기 걸린 은지원에게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고 승기도 챙겨주는 등 동생들을 잘 보살펴주고 있다. 김C는 백수삼촌에서 따뜻한 엄마로 캐릭터가 조금씩 바뀌어가며 역할이 잡혀가고 있다. 요리할 때 스텝들에게 일일이 먹을 것을 챙겨주는 것도 김C 목이다. 초반에는 김C 캐릭터가 백수장남 이수근과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강호동이 아빠, 김C는 엄마로 역할 구분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C는 “강호동 선배 등 버라이어티의 대가 앞에서 제가 무슨 역할이 있겠습니까?”라면서 “하지만 요즘 와서 제가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은 되요”라고 말했다.
김C가 ‘1박2일’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만든다면 더 어색할 지도 모른다. 오히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며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엉뚱함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