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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사랑’, 광고가 한개도 붙지 않은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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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사랑’, 광고가 한개도 붙지 않은 마지막회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2.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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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상처를 안고 있는 용기(권상우)와 인정(이요원)의 재회로 끝난 KBS 2TV ‘못된 사랑’은 시청자와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런 신파풍의 러브 스토리는 시대극으로 다룰 수는 있겠지만 요즘 정서의 현대물로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다.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도 너무 뻔해 시청자들에게 향후 상황을 기대할 수 있는 심리 자체를 봉쇄했다. 눈으로 보지않고 귀로만 들어도 내용이 대체적으로 이해됐으며 드라마가 마치 1980년대 스토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결과적으로 시대착오적인 드마라가 되어버렸다.

신파풍의 멜로물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는 있어야 한다. 재벌가를 다루는 방식은 80년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외국에서 팝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재벌 2세 용기와 첼리스트 인정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캐릭터였다. 기존 드라마에서 다뤘던 상투적이고 작위적인 수법도 자주 동원됐다.

한류스타 권상우의 캐스팅은 스토리의 약점을 채울 수 있을 장치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권상우는 김성수(수환 역)와 함께 다소 뻣뻣한 연기를 펼쳐 내면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점도 드라마에 몰입하는데 장애가 됐다.

톱스타인 권상우라도 껄렁한 겉모습에 어딘가 슬픈 듯한 구석을 지닌 남자의 어둡고 아픈 사랑의 이미지는 이미 ‘슬픈 연가’에서 드러난 상태다. 오히려 남편 수환의 외도를 알게됐던 시점에서 오만방자한 주란(김가연)의 시원시원한 대사와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여런 요소들로 인해 ‘못된 사랑’은 방송 내내 부진한 시청률을 면치 못했다. 광고도 2~3개가 붙더니 마지막회에서는 선광고가 한개도 붙지않았고 후광고도 2개에 그쳤다. 미니시리즈에서 한개의 선광고도 붙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회상신을 가득 담은 뮤직비디오풍의 마지막회가 떨어져나간 시청자를 돌아오게 할 수는 없었다.

연출자인 권계홍PD는 “옛날식의 멜로인 ‘못된 사랑’이 시청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같다”면서 “시대가 바뀐 것일 수도 있고, 멜로로의 쏠림현상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 수도 있고, 장르간의 배분이 새롭게 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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