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규모도 올해 1조8000억 원 이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함회장은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끌어가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순조롭게 달성하고 있다.
다만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비은행 수익 다각화는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창출 ▲내실강화/본업경쟁력 확보 ▲비은행 수익기반 다변화 ▲글로벌 디지털 전략 강화 등을 주요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우선 본업 경쟁력 강화는 하나금융이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조2354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분기 만에 순이익 3조 원을 돌파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3조133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 영역에서도 올해 연말 기준 예상 총주주환원율은 작년 말 대비 6%포인트 개선된 44%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7년까지 목표로 한 총주주환원율 50%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주주환원율 조기 달성을 위해 최근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추가로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연초 발표한 1조 원 현금배당에 자사주 매입 8031억 원 등 주주환원만 총 올해 1조8031억 원이다.
정부 정책 기조인 '생산적 금융' 강화 부문에서는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5년간 약 100조 원을 관련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우리금융이 발표한 80조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으로 경영안정 및 금융비용 완화를 위해 5년간 총 12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하고 장기분할상환, 금리감면 등 신속한 채무조정을 지원하는등의 선제적인 지원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함 회장은 지난 3월 “민생경제의 근간이자 지역사회의 중심인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서 하나금융만의 상생금융 실천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위기 기업 지원을 위한 선제적 조치도 돋보였다. 함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상호관세 조치 시행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금융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 9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직·간접적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해 총 30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이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약 23조 원의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함 회장이 내세운 경영목표 중 하나인 비은행 수익기반 다변화는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 전체 순이익 중에서 비은행 부문에서 발생한 순이익은 5890억 원으로 그 비중은 13%다. KB금융지주(37%)와 신한금융지주(29.,6%)는 물론 우리금융지주(20.2%)보다 비은행 수익 비중이 낮은 것은 뼈아프다.

하나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하나증권과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3년 부동산PF 충당금 이슈로 적자를 낸 뒤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고 올해 3분기까지 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PF관련 매매평가손실이 반영된 탓인데 라이벌 신한투자증권(3594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나증권 외에도 하나카드(-7.8%)와 하나캐피탈(-47.1%), 하나자산신탁(-35.1%), 하나생명(-26.3%)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가 대부분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부진하다.
경쟁사인 우리금융이 생보사 인수와 증권사 출범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은 올해 하나손보에 대한 2000억 원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비은행 부문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함 회장은 지난 2월 인터뷰를 통해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비은행 실적 개선을 위한 함 회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략 강화 목표 역시 올해는 현재까지 아쉬운 모습이다.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 기준 상반기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4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감소했고 순이익 기여도는 2.1%에 그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