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수요 정체 속에서 인도 시장이 글로벌 철강사들의 '제2의 격전지'가 되는 양상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의 조강 생산은 지난해 1억6490만톤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생산이 17억9830만톤으로 1.9% 감소한 가운데 인도 비중은 7.66%에서 9.17%로 1.5%포인트 확대됐다. 인도 정부는 2036년 4억톤 생산능력 목표를 제시하며 산업 육성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인도가 글로벌 철강 산업의 핵심 요충지로 부상함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상공정(제선·제강 등 쇳물을 뽑아내는 공정) 확보가 기업의 미래 생존을 결정지을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포스코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대표 이희근)는 지난 20일 JSW Steel과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 총 10조7000억 원을 투입해 2031년 준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4년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2025년 HOA를 통해 사업 조건을 구체화했으며, 이번 JVA 체결로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 부지는 철광석 광산과 인접해 원료 조달과 물류 측면에서 경쟁력을 고려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제선, 제강, 열연, 냉연. 도금까지 아우르는 일관 생산체제다. 기존 냉연 중심 구조에서 상공정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냉연공장을 2015년 준공해 운영해 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쇳물 생산 단계까지 포함한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 핵심 거점으로 점찍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해 3분기 인도 푸네 지역에 신규 철강 가공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현지 현대자동차 생산 기지와의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일본 철강사들도 생산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JFE Steel은 지난해 12월 JSW Steel과 협력해 오디샤주 삼발푸르의 부샨파워앤스틸(BPSL)을 50대50 합작 구조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 약 450만톤 수준인 조강 생산능력을 2027년 500만톤, 2030년 1000만톤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1500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일본제철은 아르셀로미탈과 합작한 AM/NS 인디아를 통해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나카팔리에서 연산 700만톤 규모 신규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했으며, 기존 하자리 제철소 증설을 병행해 2030년 전후 2500만톤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일본제철은 철광석 광산, 펠릿 공장, 슬러리 파이프라인 등 원료 공급망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며 원료, 제철, 물류를 연결하는 통합 구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세 등 무역 장벽 영향으로 글로벌 철강사들이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는 미국처럼 관세 환경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철강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향후 해외 시장 진출에서는 상공정 확보 여부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