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윤병운 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윤 대표와 합을 맞출 또 다른 각자 대표이사 선임이 관전 포인트다.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의 모회사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담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이 최근 범농협 퇴직인사를 최고경영자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좁아졌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지난 3월 농협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권고안 내용을 적용해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에서 퇴직한 지 2년 이상 된 인물을 후보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의 방만한 경영, 비리, 불투명한 지배구조 관련 논란이 제기되자 농협은 자체적으로 농협개혁위원회를 2개월간 가동하고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농협개혁 권고문'을 채택했다.
해당 권고문에는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퇴직 후 1년 이상 경과한 임원의 선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차단하기 위함으로 권고문 채택 즉시 적용됐다.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중 처음으로 임추위 단계에서 농협개혁위 권고안을 수용함에 따라 강 회장 측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4년 강 회장은 취임 이후 정영채 전 대표를 이을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후보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해 내부 출신인 윤병운 현 대표를 추천한 농협금융지주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유 전 부회장은 당시 강 회장의 측근이었다.
지난 3월 윤병운 현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강 회장과 가까운 농협중앙회 출신 인물이 차기 대표로 선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인물은 배경주 전 NH투자증권 전무였다. 배 전 전무는 NH투자증권에서 강남지역본부장, 자산관리전략총괄, 베트남법인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강 회장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어 강 회장 측 인사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배 전 전무는 2019년 NH투자증권에서 퇴직했기 때문에 권고문이 채택된 현 시점에서는 차기 대표 후보군에서 제외된다. NH투자증권 출신이면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사를 차기 대표로 선임하려던 강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NH투자증권과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차기 대표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된 이후 강 회장은 자기 편이면서 NH투자증권 경력이 있는 인물을 모색해 왔다"며 "하지만 권고안이 적용됨에 따라 강 회장이 차기 후보군으로 고를 수 있는 카드가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의 요청으로 NH투자증권이 단독대표 체제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상황에서 강 회장은 여전히 농협중앙회 측 인사를 각자대표 중 한 명으로 선임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를 두루 경험하면서 현직인 인물은 많지 않기 때문에 강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주주 제안으로 각자대표 전환이 이뤄진 만큼 각자대표 중 하나를 누구로 고를지는 농협중앙회의 선택"이라며 "각자대표 체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정책을 펼칠 수 있고 현실감각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