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소비자민원평가-이커머스]민원 3건 중 1건은 '교환·환불'…부실한 고객센터에도 원성
상태바
[소비자민원평가-이커머스]민원 3건 중 1건은 '교환·환불'…부실한 고객센터에도 원성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9.11 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례1.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3월 쿠팡에서 침대 프레임을 로켓설치로 구매해 배송과 설치를 한 번에 진행받았다. 설치 과정에서 침대 헤드 부분이 파손돼 기사를 통해 다시 배송받기로 하고 회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새 상품이 판매되고 있음에도 출고가 기약없이 미뤄졌다. 이 씨는 "고객센터 상담원은 '교환도 환불도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례2.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4월 네이버쇼핑을 통해 눈 마사지 기기를 구매했다. '코 모양에 따라 사용 가능하다'는 설명과 달리 김 씨는 착용이 어려웠고 마사지 기능 역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반품하려고 했지만 이미 자동으로 '구매 확정' 처리가 된 이후였다. 업체에 문의해도 '순차적으로 안내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될 뿐이었다.

사례3. 전북 전주에 사는 최 모(남)씨는 지난 6월 11번가에서 애플 에어팟 프로 3세대 모델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했다. 4주 뒤 먹먹하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공식 서비스 센터에 방문했더니 '가품이라 수리를 제공할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 문의하려고 해도 11번가 내 상품 페이지는 이미 판매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였다. 11번가 고객센터를 통해 반품을 요청했지만 "판매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반품을 도와드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올해 상반기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제기된 민원 3건 중 1건이 '교환·환불'에 쏠렸다. 전체 민원 가운데 교환·환불 유형은 2018년부터 9년째 1위를 기록해 이커머스 업계의 만성적인 병폐로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11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7개사를 대상으로 제기된 민원 중 '교환·환불'은 30.9%로 집계됐다. 이어 ▷고객센터가 17.5% ▷배송 16% ▷품질 15.6% ▷약속불이행 12% ▷허위광고 5.6% ▷사후관리서비스(AS) 1.2% ▷해외직구 1.1% 순이다.

업체별로는 ▶쿠팡 민원 점유율이 전체의 56.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네이버쇼핑은 20.8% ▶G마켓·옥션 10.8%로 뒤를 이었다. 쿠팡과 네이버쇼핑, G마켓·옥션 등 상위 3개사·4개 플랫폼의 민원 비중을 합하면 87.4%에 달했다. 이어 ▶11번가 3.8% ▶SSG닷컴과 ▶카카오쇼핑 각각 3.3% ▶롯데온 2.2% 순이었다.

쿠팡은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민원 관리가 양호했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4조7328억 원(173억6000만 달러)로 매출 규모가 7개사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 점유율 대비해서는 민원 점유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민원 관리가 우수하다는 판단이다.

네이버쇼핑은 올 상반기 플랫폼 매출이 3조7420억 원으로 실적 점유율이 12%다. 민원 점유율은 20.8%로 집계돼 소비자 민원 관리가 개선될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쇼핑(3.3%), SSG닷컴(3.3%)은 민원 점유율이 비교적 낮아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민원 관리가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쇼핑 사업을 포함한 톡비즈 커머스 매출액은 5130억 원,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6331억 원으로 실적 점유율은 1.7%, 3.3%다.

롯데온은 민원 점유율이 2%대를 기록했지만 실적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않아 소비자 신뢰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롯데온은 상반기 매출 534억 원을 기록했다. 11번가와 지마켓도 실적 점유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하나 민원 점유율은 이보다 커 개선이 필요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민원 유형을 분석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교환·환불'이나 '고객센터' 등 고객 서비스(CS) 관련 민원 비중은 각각 1.5%포인트, 0.7%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배송과 품질 민원은 각각 1.4%포인트, 1.2%포인트 높아졌다. 이커머스 업계가 당일·익일배송 등 빠른배송 경쟁을 확대하는 가운데 소비자 민원의 무게중심도 CS 영역에서 품질과 물류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형별로 보면 ▶교환·환불 민원은 특정 플랫폼이나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 상품군에서 고르게 발생했다. 상품을 직접 확인한 뒤 구매하기 어려운 이커머스의 특성상 실제 수령한 제품의 상태나 품질이 기대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품 하자가 확인된 이후 교환·환불 절차가 복잡하거나 무상 환불이 거절되면서 다시 CS나 AS 관련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랐다. 식음료와 화장품에서는 변질과 곰팡이 관련 민원이 많았고 의류와 전자제품, 잡화에서는 파손된 상품을 배송받고도 환불 절차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주로 제기됐다.

▶고객센터 민원은 상담 회신 지연과 응답 부재, 담당자 변경에 따른 반복 설명 등 문제 해결이 지연되는 사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비자가 같은 문제로 여러 차례 문의해도 상담원이 매번 바뀌면서 상황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는 민원도 적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공지능 전환(AX)에 따른 고객상담 자동화 과정에서 발생한 불편이다. 상담원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상시 응대가 가능하게 ARS와 AI 챗봇 등을 우선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복잡한 민원이나 예외 상황에서는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하거나 휴먼 상담원 연결까지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상반기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7개사를 대상으로 식품 크기가 광고와 달리 작거나 소비기한이 지난 상품, 구성품 누락과 AI 상담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상반기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7개사를 대상으로 식품 크기가 광고와 달리 작거나 소비기한이 지난 상품, 구성품 누락과 AI 상담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배송은 지연과 오배송, 잘못된 수거 사례가 주를 이뤘다. 당일·익일배송 등 빠른배송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약속한 배송 시점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없거나 해당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캐시나 포인트 지급에 그쳤다는 민원이 적지 않았다. 제품이 파손된 상태로 배송된 경우 대책 마련 대신 택배업체와 직접 협의하라고 해 원성을 사는 경우도 빈번했다. 

▶품질 관련 문제는 특히 오픈마켓형 플랫폼에서 두드러졌다. 제품 하자나 품질 문제가 발생해도 플랫폼이 판매자 책임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판매자는 별도 대응을 요구하면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결국 플랫폼과 판매자, 소비자 간 삼자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었다.

제품으로는 애플 등 전자기기와 명품 화장품, 가방을 둘러싼 가품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의류 역시 상품 사진과 실제 제품 색상, 디자인이 크게 다른데 판매자들은 이를 '모니터 해상도 차이'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피해 가려 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약속불이행 민원은 별도 안내 없는 주문 취소와 추가 배송비 요구, 이벤트 증정품 미지급 등이 대표적이었다. ▶허위광고 관련 민원에서는 안내된 서비스 혜택이 실제로 적용되지 않거나 상품 수량·중량이 표시 내용과 다른 사례가 주로 제기됐다. 또한 원산지가 대한민국이라고 표기돼 있었는데 받고 보니 중국산인 경우 등 광고 속 기재한 원산지가 실제와 다른 사례가 잦아 신뢰가 흔들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