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소비자분쟁 The50 ㊱] “상담만 받아도 TV 준다더니”…보험·상조, 사은품 약속한 뒤 ‘감감무소식’
상태바
[소비자분쟁 The50 ㊱] “상담만 받아도 TV 준다더니”…보험·상조, 사은품 약속한 뒤 ‘감감무소식’
  • 진선령 기자 ryoung520@csnews.co.kr
  • 승인 2026.09.10 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도 통신·가전·유통·금융·플랫폼 등 각 업종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 문제들은 개선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제기된 20년간의 방대한 민원을 통해 업종별 고질화된 문제점을 짚어보는 '소비자분쟁 The50' 연간 기획 시리즈로 진행한다. 고질적 민원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도적 허점과 정책적 과제도 제시한다. [편집자주]

# 사례1. 전북 전주시에 거주하는 강 모(여)씨는 지난 7월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안내를 받고 보험 상담을 신청했다. 이후 GA 프라임에셋 소속이라고 소개한 설계사와 대면 상담까지 마쳤지만 약속한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는 게 강 씨 주장이다. 그는 상품권 지급을 담당하는 마케팅업체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연락이 두절됐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프라임에셋 측에 이와 관련해 입장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 사례2. 경북 포항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5월 TV 광고에서 보험 상담을 받으면 TV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내용을 보고 GA업체 애즈금융에 상담을 신청했다. 이 씨는 5월15일께 보험 상담을 완료했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약속한 TV를 받지 못했다. 이후 사은품 지급 여부를 문의하자 과거 사은품을 받은 기록이 있어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 씨는 상담을 신청할 당시에는 제한 조건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에즈금융 측은 "사은품을 한 차례 수령한 이력이 있어 6개월 이내에는 중복 접수가 불가해 추가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상담을 다시 받더라도 사은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고객에게 여러 차례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이나 상조 가입 상담 조건으로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사은품으로 내건 광고가 소비자를 유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상담을 마친 뒤 사은품 지급을 미루거나 주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상담을 완료하면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믿고 응했지만 이후 지급이 수개월 미뤄지거나 인지하지 못했던 조건을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한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10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보험이나 상조 상담 이후 광고에서 안내한 사은품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라이나생명, 신한라이프, AIA생명, 한화생명,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보험사뿐 보험대리점(GA), 상조업체까지 이같은 민원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험이나 상조 상담 사은품은 소비자가 상담을 신청하도록 유도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대다수 광고가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시간 상담하거나 상품 설명을 들으면 사은품을 제공한다고 안내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두달은 기본이고 서너달 기다려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사실상 개인정보만 제공한 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고에서 강조하는 내용과 실제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가 접하는 조건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상담 전에는 알지 못했던 과거 사은품 수령 이력을 이유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가 하면, 수차례 문의에도 담당자 확인이 필요하다는 답변만 반복되며 사은품 지급이 수개월째 미뤄지기도 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거짓·과장 또는 기만적인 표시·광고 등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만적인 표시·광고 심사지침'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이나 내용을 처음부터 밝히지 않거나 빠뜨리는 것을 누락으로 보고 있다.

보험, 상조 상담 사은품의 지급 대상을 제한하는 조건을 광고에서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이 같은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수 있다. 다만 사은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표시광고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업자가 소비자의 상담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조건을 광고 단계에서 제대로 알렸느냐에 있다. 특히 사은품 지급에 별도의 제한 조건이 있다면 소비자가 상담을 신청하기 전에 이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상담 완료 시 증정' 등의 혜택만 강조하고 실제 지급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을 제대로 알리지 않을 경우 소비자의 상담 신청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표시·광고 여부를 판단할 때 광고의 기만성뿐 아니라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가능성과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일반 소비자가 광고를 통해 받아들이는 전체적이고 궁극적인 인상도 판단 기준이 된다.

보험 상담을 유도하는 경품의 안내 방식은 보험 광고심의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가 공개한 광고심의규정 위반 내역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 라이나생명의 홈쇼핑 판매방송이 '경품 안내시간 미준수'로 광고심의규정 위반 대상이 됐다.

사은품을 내건 보험 상담 광고를 접할 때는 지급 대상과 제외 조건, 지급 시기 등을 상담 신청 단계에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 사은품을 통해 상담을 유도하는 만큼 지급 여부를 좌우하는 조건 역시 혜택과 함께 소비자가 알기 쉽게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사은품 제공을 약속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금전적인 거래가 없더라도 상담을 유도하기 위해 약속한 사은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누적되면 보험회사나 보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며 "보험회사들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진선령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