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대형마트 주유소 아이디어를 내놓은 정부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대형마트의 부속 주유소뿐 아니라 주유소측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프랜차이즈형 주유소의 등장을 촉진시키고 주유소들이 다양한 정유사 제품을 손쉽게 팔 수 있도록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다.
27일 정부당국과 석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유통시장의 경쟁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프랜차이즈형 주유소의 등장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5일 물가대책때 나온 대형마트 부설 주유소의 범위를 넘어 정유사 직영이 아닌 소규모 주유소들이 모인 프랜차이즈형 석유판매회사를 만들도록 해 정유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주유소 마트'를 시장에 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형마트 가운데 주유소 사업에 가장 관심이 많은 농협이 산하 마트의 부설 주유소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개별 주유소들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끌어들인다면 정유사와의 가격 등의 문제에서 협상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령으로도 이런 형태의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데 전혀 문제가 없으며 이를 업계에 권장하고 촉진하면 석유시장의 경쟁도를 상당부분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그간 주유소업계와의 논의에서 이런 방안을 내놨다"며 "대형마트가 부설 주유소를 만들 경우 군소 주유소가 고사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유소업계가 정부의 방안을 환영하는 것도 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프랜차이즈형 주유소 쪽에 있어 협상력 제고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프랜차이즈형 주유소가 만들어질 경우 협상력 제고를 위한 핵심인 복수 폴사인제(주유소가 여러 정유사 제품을 팔도록 하는 제도)나 무폴 주유소(특정 표시를 하지 않은 주유소)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폴 사인별 제품의 구분 보관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는 복수 폴사인 주유소에서 정유사별로 제품 저장탱크 등 설비를 구분 설치하도록 해 주유소 면적이 좁고 비용부담능력이 크지 않은 주유소들이 복수 폴사인을 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간 정유사들은 "정유사마다 제품성분에 차이가 있다"며 구분 보관의 당위성을 주장해왔으나, 실제로는 자사의 정제시설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의 경우 정유사끼리 제품을 교환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