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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보존회장 살인 용의자, 결벽증으로 우발적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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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보존회장 살인 용의자, 결벽증으로 우발적 범행
  • 최현숙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2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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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생가보존회장 피살 사건은 우발적인 단독범행이라고 경찰이 결론 지었다.

이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는 27일 수사 중간 발표를 통해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평소 결벽증으로 보일 정도로 주변 정리나 청소에 집착해왔고 생가에서도 쓰레기를 줍다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일단 비정상적 행동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의도가 개입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강모(26) 씨는 26일 0시께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오후 4시30분께 다시 들렀으며 그 사이 강 씨는 오전에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금오산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강 씨는 처음에 트레이닝복을 입은채 생가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오후 5시40분께 상의를 생가 내에 있는 쓰레기통에 벗어놓고 다시 들어가 쓰레기를 주웠다.

그러다 생가보존회장인 김재학(81) 씨가 다가와 문 닫을 시각이니 나가라고 하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김 씨를 밀쳐 넘어뜨린 뒤 폭행해 실신시킨 상태에서 생가 내 박정희 대통령 공부방 앞에 있는 탁자 위에 김 씨를 올려놓았다.

이후 사무실안에 있던 호미로 김 씨의 머리와 목, 가슴 등을 수회 내리쳐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강 씨는 김 씨를 살해한 뒤 옷을 벗기고 피가 묻은 자신의 하의를 쓰레기통에 넣은 뒤 알몸 상태에서 생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목격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김 씨의 옷에는 행정봉투와 지갑 두 개에 100만원권과 50만원권 수표 각 1장, 10만원권 수표 41장, 현금 227만원 등 모두 797만원이 들어있었으나 강 씨는 돈에 손을 대지 않았다.

강 씨는 구미의 한 전문대를 졸업한 뒤 상주에서 누나가 운영하던 재활용센터에서 잠시 일했고 올해 2월14일부터 구미의 한 에어컨 설치업체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강 씨는 홀로 원룸에 살고 있었으며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특이할 만한 점은 없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다만 자신의 승용차를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관리했고, 사무실에 나와서도 바닥을 청소한 뒤 다른 사람의 발자국이 생기면 다시 물걸레로 청소할 정도로 결벽증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다고 강 씨의 고용주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강 씨는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생가 주변을 청소하다 쓰레기를 줍고 착한 일을 하고 있는데 나가라고 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보고 27일 오전 강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강 씨는 26일 0시에 생가를 구경하러 들렀다가 문이 잠겨 돌아간 뒤 오후에 다시 들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단순히 우발적 범행이라 보기에는 석연찮은 점들이 있다.

 특히 범행 후 김 씨의 옷을 겼고, 자신의 옷을 모두 벗는 등 의식을 치르는 듯한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

 또 강 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김 씨 주변을 떠나지 않았고 2000년 이후 용의자 강 씨의 정신병력이 발견되지 않고 있고, 음주나 마약 복용 등의 혐의가 없는 점도 의문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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