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수신료를 5천 원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언론정보학회와 한국PD연합회가 2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21세기 KBS의 현실과 전망'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공영방송의 역할과 목표에 따라 적정 수신료가 설정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KBS의 제작비 소요 추정 규모와 MBC, SBS의 예산 규모의 평균을 고려할 때 월 5천 원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KBS의 해외 주요 공영방송사의 수신료 비중 자료를 인용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영국 BBC는 78%, 독일 ARD는 82%, 프랑스는 65%, 일본 NHK는 96%에 달하지만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평균 KBS의 수신료 비중은 38.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연간 수신료가 3만 원인데 비해 영국 24만300원, 독일 25만1천200원, 프랑스 16만3천 원, 일본 13만400원으로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매체와 다채널 유료방송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정보ㆍ문화적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공역방송의 위상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시청자의 판단과 KBS의 노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제자로 나선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KBS의 콘텐츠가 전반적으로 다른 방송사들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지만, 이것이 다른 국내 방송들과 다르다는 것뿐이지 세계의 유수 방송들과 대비해 보았을 때 그러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전체적인 방송의 품질은 개선돼야 하는데, 선두에 공영방송이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KBS 1TV에 비해 KBS 2TV 콘텐츠의 차별성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KBS 2TV의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 수신료를 인상, 한층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제작ㆍ편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KBS도 돈 버는 채널과 그 돈을 좋은 데 쓰는 채널이라는 KBS2와 KBS1의 편성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월 4천 원으로 KBS의 수신료를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