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후보 지원 계획은) 없다"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만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6일 측근인 강창희 후보(대전 중구) 선거 사무소를 깜짝 지원 방문했다.
당 공천 과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박 전 대표가 총선 선거운동 시작 이후 다른 후보 지역구를 찾기는 이번이 처음. 그는 선거 중반을 넘어서며 쇄도하는 지원유세 요청을 모두 거부하고 사실상 침묵으로 무소속 출마한 측근들을 지원해 왔고, 충청권과 수도권 일부 측근들을 위해 유세 대신 동영상을 녹화해 전달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막판 선거 지원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박 전 대표는 다른 후보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사무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으로, 은혜를 갚기 위해 개인적으로 강 후보 사무소에 들르게 됐다"면서 "강 후보는 꼭 국회에 들어가야 할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다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 계획에 대해서는 "없다. 대전 방문을 마치자마자 선거구인 대구 달성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강 후보가 비공개 회동에서 지원유세를 요청하자 "여러 정황으로 봐서 시간도 없고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또 강 후보에게 본인이 보내준 동영상을 왜 사용하지 않는지 물었고, 이에 강 후보가 "나 말고 5명의 후배들이 있는데 어떻게 나만 쓰느냐. 박 전 대표가 이제 다녀가시고 다른 후보들도 격려했으니 동영상을 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박 전 대표와 대전 지역 후보자들의 회동 장면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개별 후보들의 선거 운동에 사용될 예정이며, 강 후보는 이날 오후부터 박 전 대표의 지원 동영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남은 2, 3일의 선거 운동 기간 다른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설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측근은 "더 이상 다른 후보에 대한 지원은 없을 것 같다"면서 "대전은 박 전 대표에게 워낙 특별한 곳이고, 충청권을 대변할 상징적 인물인 강 후보에 대한 사실상 지원방문을 통해 전체적인 지원을 대신한 것이다. 더 이상 다른 곳을 지원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강 후보가 공천 과정에서 고생도 하고, 정치적인 비중을 고려해서 이번에 꼭 돼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사무소 방문이란 방법을 택한 것 같다"면서 "강 후보 지역 외에 다른 곳을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적당한 시점부터 지원 유세를 했으면 모르겠지만 박근령 이사장이 충북 선대위원장으로 오는 등 꼬인 상황에서 본인이 한 말도 있고 운신의 폭이 좁다"면서 "박 이사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당으로서 치졸한 일을 한 것이고, 오히려 박 전 대표 마음을 더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