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전사' 터키가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세 경기 연속 극적인 역전승 행진으로 사상 처음 준결승에 올랐다. 터키는 21일(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행 티켓을 얻었다. 터키의 준결승 진출은 대회 출전 사상 처음. 유로2000 8강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터키는 무서운 뒷심으로 짜릿한 뒤집기 쇼를 펼치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왔다. 터키 `그라운드 반란'의 첫 제물은 공동 개최국 스위스. 포르투갈과 A조 1차전에서 0-2로 덜미를 잡혔던 터키는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은 스위스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에만 두 골을 몰아넣어 2-1 승리를 거뒀다. 8강 진출 불씨를 살린 터키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체코와 경기에서 더욱 극적인 명승부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0위인 터키는 6위로 무려 14계단이 높고 지난 유로2004 4강 진출국인 체코가 넘기 힘든 난적이었던 게 사실. 하지만 투르크 전사 후예다운 불굴의 투지가 `그라운드 기적'을 일으켰다. 터키는 후반 17분에 두 번째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30분 아르다 투란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후반 40분까지만 해도 1-2 격차가 유지됐지만 쉴 새 없이 문전을 두드리던 터키는 후반 42분 니하트 카베지가 철벽 수문장 페테르 체흐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뽑아낸 뒤 인저리타임 막판 니하트가 다시 크로스바 안쪽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드는 그림 같은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막판 골키퍼 볼칸 데미렐이 거친 파울로 퇴장당해 공격수 툰차이 산리가 대신 장갑을 끼는 수적 열세악조건을 딛고 얻어낸 천금 같은 승리였다. 동점골과 역전골이 막판 3분 안에 모두 나와 터키 선수들의 8강 진출의 감동은 더욱 컸다. 터키의 돌풍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날 열린 8강전 상대는 B조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2-1로 꺾는 등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한 우승 후보 크로아티아(FIFA 랭킹 15위)여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전.후반 90분을 득점 없이 넘긴 터키는 설상가상으로 연장 후반 14분 크로아티아에 선제골을 내줘 승부는 그대로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터키는 인저리타임 막판 골키퍼 레츠베르 뤼슈틔가 상대 문전으로 길게 차주자 이곳에 도사리고 있던 세미흐 센투르크가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 7초를 남기고 터진 천금 같은 동점골이었다. 슬라벤 빌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추가시간이 지났다며 자신의 손목시계를 가리키면서 부심에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터키는 `7초의 기적' 여세를 몰아 승부차기에서도 3-1로 이겨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세 경기 연속 불굴의 투지와 강한 정신으로 일궈낸 감동의 역전 승리 행진이었다. 터키는 26일 독일(FIFA 랭킹 5위)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싸운다. 터키가 포르투갈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4강에 선착한 독일과 경기에서도 또 한번 이변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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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진짜 쩐다...어떻게...이런 드라마를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