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유로2008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1984년 준우승이후 24년 만에 4강에 오른 스페인은 메이저대회 8강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면서 생긴 '8강 징크스'도 날려 버렸다.
스페인은 전날 네덜란드를 누르고 4강에 먼저 진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와 27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두 팀은 '미리보는 결승전'에 버금가는 빅매치를 치르는 탓인지 초반부터 신중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다.
득점 선두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톱으로 배치한 스페인은 중거리 포를 앞세워 골문을 노렸고 이탈리아는 측면 돌파에 이은 루카 토니의 높이를 이용한 역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기선은 스페인이 먼저 잡았다.
전반 24분 다비드 비야가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 강슛으로 본격적으로 공격에 시동을 건 스페인은 32분과 33분 다비드 실바가 잇따라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철벽 방어'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손에 번번이 걸리면서 끝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중거리슛에 자신감을 얻은 실바는 전반 38분에도 아크 오른쪽에서 슛을 날렸지만 이탈리아 왼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구사한 이탈리아는 최전방 공격수 토니가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뛰어난 점프력으로 두 차례 헤딩 슛을 연결했지만 스페인 수비에 막히거나 힘이 크게 실리지 않았다.
전반 슈팅 수에서 10-2로 앞선 스페인이 앞선 가운데 후반에서도 두 팀 모두 한 차례 정도씩 득점 기회가 찾아왔을 뿐 지루하게 전개된 경기 양상은 전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탈리아 교체 멤버 마우로 카모라네시가 후반 16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 발 터닝 슛은 스페인 골키퍼 발에 걸렸고 스페인 역시 14분 뒤 마르코스 세나가 아크 정면에서 회심의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부폰이 넘어지며 가까스로 잡아냈다.
스페인은 후반 38분 토레스를 빼고 '조커 공격수' 다이넬 구이사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이탈리아도 간간히 역습을 시도했지만 양팀 모두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한 채 90분을 보낸 양 팀은 득점없이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후반도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뿐 비슷하게 진행됐다.
전반 3분 스페인은 실바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다시 오른쪽 포스트를 벗어나고 2분 뒤 잔루카 참브로타의 크로스에 이은 안토니오 디나탈레가 헤딩슛을 노렸지만 스페인 골키퍼가 껑충 뛰어 올라 손으로 쳐 낸 것이 볼 만한 장면이었다.
연장 30분도 득점 없이 끝나자 승부는 결국 '신의 룰렛 게임'으로 불리는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스페인은 다섯 명의 키커 가운데 네 명이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반면 이탈리아는 두명이 실패해 두 점 차로 이겼다.
스페인은 네번째 구이샤 한 명만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이탈리아는 두번째 네번째 키커가 카시야스의 선방에 잇따라 걸려 무릎을 꿇고 말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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