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PD수첩'이 4월에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을 둘러싸고 '오역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의 영어 자료 번역 및 감수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정모씨가 "이번 논란은 번역이 아니라 '제작 의도'가 강조돼 발생했다"고 제작진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씨는 25일 'PD수첩'의 시청자게시판에 '영어번역/감수한 사람입니다'라고 올린 글에서 ▲'다우너 소'(일명 '주저 앉는 소')에 대해 광우병과 연결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행자의 말실수 뿐만 아니라 맥락상 연결됐다는 점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 씨의 사인이 확실치 않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 등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이 두 가지 문제는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돼 발생한 문제"라며 "감수할 때 계속해서 '다우너 소를 너무 강조한다', '프로그램 제목에 광우병이 포함돼 '다우너=광우병'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데 너무 오버한다'는 요지로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여러 가지 '의역'이나 '오역' 논란이 생긴 것은 제작진이 결정해서 내보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막연히 '영어 번역에 신경 쓰겠다'고 한다면 번역자로 이름이 올라간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더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작진은 자신들의 의도 및 편집 목적이 광우병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음을 깨끗하게 인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번역에 신경을 쓰겠다고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의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댓글을 올리며 반박 또는 지지 의사를 밝히자 추가로 여러 건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 "나는 4월29일 방송의 영어자료 중 상당부분을 번역했고 감수를 맡았다"며 프로그램 번역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참여했는지도 소개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이 문제를 놓고 제작진이 논의 중"이라며 "곧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D수첩'은 24일 밤 방송에서 '오역 논란'과 관련, "(보수언론이) 본질은 제쳐놓고 번역을 꼬투리 삼아 비난하고 있다"면서 "다만 번역의 경우 또박또박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다거나 의역을 해서 오해의 여지를 남겼는데 조금 더 완벽하게 제작하지 못해 왜곡ㆍ과장 논란을 불러 온 것에 대해서는 제작진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번역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