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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애창곡 '처녀뱃사공' 원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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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애창곡 '처녀뱃사공' 원조 논란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8.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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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 낙동강의 지류인 남강변 옛 악양나루터에 2000년 10월 함안군이 세워놓은 도로 입간판과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설치돼 다리를 건너 통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국민 애창곡인 '처녀뱃사공'의 유래를 둘러싸고 때아닌 원조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 이 노랫말은 가수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아버지인 윤부길(작고)씨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인 1953년 9월 당시 유랑극단과 함께 경남 함안군 가야장터에서 대산장터로 가기 위해 남강(낙동강 지류)을 건너다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 악양나루터에서 노를 젖던 처녀뱃사공의 애절한 사연을 노랫말로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노랫말은 이후 1959년 작곡가 한복남(작고)씨가 곡을 붙이고 당시 인기가수 황정자씨가 불러 히트했고 1970년대 남성듀오 '금과 은'이 다시 불러 전 국민적인 애창곡으로 큰 더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 노랫말의 유래를 발굴해 2000년 10월2일 처녀뱃사공 노래비까지 건립한 곳은 함안군.

   노래비 건립 당시 군청에 근무했던 이상규 함안예총회장은 "관광지 개발을 골몰하다 우연히 현재 악양나루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주인 박기종(작고)씨로부터 이 노래에 엮힌 사연을 듣게 됐고 그 주인은 노래 속 처녀뱃사공이 바로 내 누님(박말순씨.작고)이라고 말해 결정적인 복원작업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군은 당시 여러사람을 통해 확인작업을 거쳐 '처녀뱃사공' 노래비 뒤편에 '당시 이곳 나루터에서 군에 입대한 뒤 소식이 끊긴 오빠를 대신해 여동생 등 두처녀가 나룻배의 노를 저어 길손을 건네주며 오빠(박기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노래비를 건립하게 된 배경까지 비석 뒤편에 기록했다.

   이후 군은 이곳을 인근 도 문화재 190호로 지정된 악양루에 함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가수 윤항기씨 등을 초대해 대규모로 '처녀뱃사공 전국가요제'까지 열었고 올해도 성대히 가요제를 가졌다.

   이에대해 인근 의령군이 고향인 정옥진(71.향토연구가)씨는 최근 함안군에 처녀뱃사공 유래로 담긴 내용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바로 잡아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정씨는 "이 노랫말 배경은 당시 의령군 정곡면 적곡리 낙동강변 악양나루에서 있던 것이고 주인공인 이모(72)씨는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이며 현재 악양에 살아있는데도 군이 철저하게 날조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정씨는 또 "현재 함안군이 주장하는 진원지는 낙동강이 아닌 함안수로이며 당시 줄배를 이용했고 특히 비문에 새겨진 박기준씨는 6.25 전사자가 아닌 전쟁 이전에 지방 공산주의자에게 살해된 인물"이라며 "의령군도 도둑맞은 처녀뱃사공 이야기를 되찾아 의령의 긍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민원에 대해 함안군은 '관련서류를 조사한 결과 당시 악양은 남강댐 건립 전으로 홍수조절이 되지 않아 갈수기는 줄배를 이용했지만 그외는 노를 저어 강을 건넜으며 비문에 등재된 박기준님은 6.25전쟁 당시인 1950년 9월에 사망한 전몰군경'이라는 회신을 정씨에게 보냈다.

   군 관계자는 "당시 처녀뱃사공의 유래는 틀림없이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있었던 일이며 충분한 고증작업을 거친 만큼 정씨의 주장은 대부분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 악양나루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아버지로부터 고모와 사촌누나가 이곳에서 노를 저어 길손들을 실어 나르는 일을 했던 것이 분명하며 일부에서 말하는 원조주장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인근 악양지역에 사는 한 주민은 "노래 비문에 등장하는 박기문은 사실과 다르며 이미 오래전 고인됐던 인물인데 엉뚱하게 군에 간 오라버니로 기재돼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령군측도 "향우인 정씨의 주장에 상당부분 일치하는 내용이 많고 충분한 근거를 갖고 만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정씨가 함안군측이 보낸 회신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만큼 민원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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