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가 미 대통령에 취임, 백악관에 입성했던 1961년 휘발유가격이 갤런당 31센트에 불과했을 때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3만6천285명이었다.
올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운전 습관의 변화와 교통량의 감소로 이어져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케네디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미시간대 교통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간 고속도로상에서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4.2% 감소했으며 특히 올해 3월과 4월에는 22.1%, 17.9%의 감소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잠정 통계를 살펴보더라도 올해 5월과 6월에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패턴이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올해 고속도로상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61년 이후 처음으로 3만7천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고속도로상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72년 5만5천600명으로 정점에 달한 후 20년 동안 계속 감소했으며 최근 몇년 사이에서는 연간 4만2천명을 웃돌고 있다.
고유가 현상이 본격화된 지난해의 경우 사망자수가 4만1천59명으로 10여년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미 정부 통계에 의하면 올해 6월 미국민들의 총 운전거리가 1년전에 비해 122억마일이나 감소했다.
미시간대 연구팀은 교통사고 사망자가 현저하게 감소한 한 가지 원인으로 중요치 않은 운전 행위, 즉 여가를 위해 주말 또는 야간에 운전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 것을 꼽았다.
주말과 야간 운전은 러시아워에 교통정체 구간에서 저속 운전을 해야 하는 출퇴근 운전의 경우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교통사고율이 높은 10대 청소년과 노인층은 기름값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들의 운전량이 줄면서 사망사고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도시의 고속도로에서보다 사고율이 더 높은 농촌 지역의 도로상에서 사망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도 주목할 점이다.
특히 운전자들이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차량운전 속도를 낮추고 있는 것도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고유가는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감소와 함께 미국민의 생활패턴까지도 변모시키고 있는데 과거 이용고객 감소로 울상을 짓던 열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다. 국영철도회사인 암트랙의 경우 여객수요의 증가로 인하 머지 않아 수송객차의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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