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지난해 말부터 4일 밤까지 발생한 노래방 강도사건은 모두 11건.
경찰은 그동안 범행 시간이 주로 새벽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오전 1-5시, 취약지역에 경찰을 잠복시키고 시나리오식 대응 훈련까지 하는 등 `또 범행을 시도하면 반드시 붙잡는다'는 각오를 다졌다.
또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 용의자가 범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고 지난 주말과 휴일인 6-8일에는 24시간 대기 체체를 유지하며 범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범인은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같은 수사망을 피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주말 범행을 시도하지 않아 잔뜩 긴장하며 대기상태에 있던 경찰을 허탈하게 만들었던 범인은 예상을 뒤엎고 평일인 4일 수요일에 범행을 감행했다.
시간대도 지금까지는 새벽을 틈탔지만 4일에는 초저녁 시간대인 오후 7시30분께 범행을 감행해 경찰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범인은 이처럼 범행을 반복하고 몇차례 검거 위기를 벗어나면서 점점 더 교묘해지고 대담함지고 있다.
1월13일 북구 오치동 노래방에서는 1시간 가까이 머무른 뒤 인근 공중전화에서 경찰에 자신을 신고까지 했으며 지난달 6일 동구 학동 노래방에서는 저항하는 남자 손님들을 제압했고 이번에는 흉기를 휘둘러 노래방 주인을 다치게 까지 했다.
사건이 장기화 되자 경찰은 범인을 붙잡기 위해 이례적으로 1계급 특진에 현상금 500만원까지 내걸었고 각종 수사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범인의 전화 목소리 감정을 의뢰하고 범행 시간대에 인근에서 사용된 10만건이 넘는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가 하면 몽타주 작성을 위해 최면수사 기법까지 사용했다.
하지만 전화 목소리는 분량이 너무 짧아 판별이 불가능하고 용의자 몽타주도 목격자들의 진술도 엇갈려 수사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용의자가 사용한 수표와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힌 CCTV,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모자와 마스크, 여기서 채취한 DNA 샘플 등 단서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래알 속의 바늘 찾기 수준이다.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곧 잡을 것 같은데 범인이 참 영악하게 이리 저리 피해 다닌다"며 "범행이 더 반복될 경우 돌발적인 인명이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뛰는 경찰 위를 나는 범인과의 숨바꼭질은 추가 단서가 확보되거나 범인이 또 범행을 시도하다 붙잡히기까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