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가필드 노인 아파트에서 하루 12시간씩 1주일에 5일간 근무하며 이웃들을 돌보는 써먼 페리(102) 옹을 소개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페리옹은 오전 8시 30분이면 '시카고 주택공사 주민 순찰대' 라고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고 첫 오전 순찰을 시작한다. 그가 주민순찰대에 합류한 것은 이미 80대였던 1990년대 후반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로 이주한 직후다.
14년간 페리옹을 알고 지낸다는 주민 조앤 샌더스는 "건물 안에 거친 사람들이 있어도 페리씨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주민인 버사 펀치스(61)는 "페리씨가 보이면 모든 것이 다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안전의 상징" 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페리옹은 또 아파트 내 시설 관리는 물론 휠체어를 타고 복도를 따라 집집마다 방문하며 주민들의 안녕을 확인하고 우편물과 약품들도 배달해준다. 하지만 그기 받는 대가는 약간의 임대료 할인 혜택 뿐이다.
페리옹은 수년 전 노인 아파트의 일부 주민들이 방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이 같은 집집 방문 확인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나이가 들면 안녕을 체크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이미 기억이 희미해진 과거나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미래보다는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현재에만 집중한다는 페리옹은 "일을 하는 것은 생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할 일을 생각하다 보면 죽음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고 말했다.
루스벨트 대통령과 같은 해에 태어난 페리옹은 당뇨와 천식 증상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신체와 정신 건강 모두 양호한 상태다.
1905년 캘리포니아에서 쌍둥이 형과 함께 세상에 태어난 뒤 어머니의 친한 친구에 의해 입양돼 생후 3일만에 시카고로 와 성장한 페리옹은 주택 건축, 보수회사를 운영하는 양부를 도우며 노동의 가치에 감사하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페리옹은 "인생에서는 바르게 살면 좋은 일들이 따라오고 잘못 살면 나쁜 일들이 따라온다"고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소개한 뒤 "세상 그 누구도 나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죽는 날까지 지금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