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시행된 펀드판매회사 이동제 이후 펀드 이동속도가 점차 가속화하고 있어 금융권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21현재까지 갈아탄 펀드 규모가 1천억 원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이동건수는 300건에 육박하고 있다.
펀드 판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점차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업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증권업계와 예탁결제원 등을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4주간 판매사를 이동한 펀드는 총 1천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판매사 이동건수는 총 5천426건으로 하루 평균 286건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사흘 연속 400건을 웃돌았고 지난 19일에는 최대 건수인 462건이 이동했다.
펀드이동제는 펀드투자자들이 별도의 환매절차나 추가 비용부담 없이 판매사를 바꿀 수 있는 제도다. 제도가 정착되면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펀드판매사들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아직은 제도가 본격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상대적으로 펀드 관리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견제가 만만치 않고 제도 자체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개인영업 담당자는 "은행은 아무래도 펀드고객을 지키는 쪽"이라며 "고객들의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조직 차원에서 위기감이 있다 보니 프라이빗뱅킹(PB) 센터뿐 아니라 일반점포에서도 고객펀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당국도 과당경쟁을 규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증권과 은행들이 신경전을 벌일 뿐 충돌이 본격화하지는 않은 상태.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판매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동양, 대우, 대신, 우리, 삼성, 신한금융투자, 한국, 현대 등 8개 증권사가 판매하는 공모형 국내 주식펀드(판매사 이동가능 펀드 기준)는 19일 현재 1천191개로 작년 말의 687개에 비해 73.4% 급증했다.
펀드이동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작년 3분기말의 603개와 비교하면 갑절로 늘었다.
특히 작년 4분기중 603개에서 687개로 13.9% 늘어나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펀드이동제를 전후로 영업 라인업을 파격적으로 확대한 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그간 설정액이 1천억원 이상인 대형펀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라인업을 늘렸고 이번 주에도 25개 펀드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당장의 이동실적보다는 충분한 서비스를 갖추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