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백진주 기자] "스팀청소기가 고장나 AS를 맡겼더니 일단 수리비용부터 입금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네요".
전자업체가 고장난 제품에대해 수리를 의뢰하자 제품을 살피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짜고짜 수리비용을 청구하고 액수 산정의 기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부산 안락동의 이 모(43세.남)씨는 3년 전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를 7만7천원에 구매했다.
지난 2월 중순경 스팀청소기의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AS센터를 알아보던 이 씨는 전국적으로 서울경기지역에만 센터가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상담원에게 AS접수방법을 문의하자 택배배송과 함께 수리비용 2만2천원을 입금하라고 안내했다.
이 씨는 고장원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비용을 청구하는 기준을 따져 물었고 규정을 내세우는 상담원과 실랑이 끝에 우선 물품만 보내기로 합의했다.
며칠 후 담당기술자는 “퓨즈가 나갔다. 퓨즈만 교환하는 비용이 2만원인데 가열물통 전체 교체비용이 2만2천원이니 전체 부품을 교체하라”고 권했다. 이 씨가 퓨즈 가격이 과다 책정된 게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자는 “가격결정은 사내 정책 부분으로 소비자에게 상세히 안내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이 씨는 AS절차의 번거로움과 과도한 수리비용을 이유로 AS를 거부하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씨는 “지방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택배 배송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억울한 데 명확한 설명조차 없이 부품 판매비용으로 배를 불리려는 업체 측의 얄팍한 상술을 납득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3월 1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방문 AS프로그램 ‘찾아가는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 택배 접수 등의 번거로움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해당기사가 잘못 안내해 오해가 생겼다. 모듈화로 인해 일부 부품을 교환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돼 그만큼 인건비 등의 부대비용이 올라간다. 때문에 퓨즈와 본체 전체를 교환하는 비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리비용 선지급에 대해서는 “업체마다 선지급이나 후지급 등 방식이 다르다. 전문기사들이 제품에 대한 많은 지식이 있어 비교적 정확한 비용을 안내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수리비용이 과다 지급된 경우 환불 유무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AS를 취소하거나 처음보다 비용이 적게 청구된 경우 모두 환불처리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