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정부가 안전 먹을거리 차원에서 합성첨가물을 배제하고 천연 식품원료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녹색식품 인증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어떤 제품이 정부의 ‘녹색식품’ 인증을 받을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정부, 녹색식품 인증제 도입 추진
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75개 제품 중 합성첨가물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 표시된(無합성첨가물) 제품은 3개로 조사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대기업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콜릿가공품 1개, 과자 2개가 합성첨가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고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식약청이 녹색식품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소비자 조사와 함께 진행한 유통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것이다.
◆ 無첨가 프리미엄 과자 주목
실제로 제과업계는 ‘무(無)첨가’를 표방하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녹색식품 인증제’ 후보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2008년 오리온이 서울대병원 유태우 교수를 앞세우며 건강중시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 '닥터유'를 선보인 이후 제과업계는 앞다퉈 프리미엄 과자를 내놓았다. 2008년 ‘닥터유’가 연매출 400억원을 달성한 이후 ‘마켓오(오리온)’, ‘뷰티스타일(해태제과)’, ‘슈퍼푸드클럽(해태제과) ‘마더스핑거(롯데제과)’ 등 프리미엄 과자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닥터유’ 11종은 합성첨가물, 합성착색료,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빼고 총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 나트륨 등을 저감화한 브랜드다. 여기서 업그레이드 된 ‘마켓오’ 12종은 합성착색료, 합성팽창제,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등 합성첨가물을 쓰지 않고, 쇼트닝과 마가린 대신 포화지방이 낮은 캐나다산 카놀라유를 사용하는 등 ‘무첨가’ 제품임을 자청했다.
‘뷰티스타일’ 11종과 ‘슈퍼푸드클럽’ 11종은 웰빙트렌드를 반영해 외국에서 장수 식재료로 부각되는 브로콜리, 단호박, 통곡물, 귀리 등 고영양 저칼로리 수퍼푸드를 사용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임을 표방한다. 곧이어 출시된 마더스핑거 7종은 밀가루 대신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합성착향료, 합성감미료, L-글루타민산나트륨, 글루텐을 빼버렸다.
◆ 순수한 식품이 바로 녹색식품?!
프리미엄 과자의 시발점은 2006년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일명 ‘과자의 공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타르색소 등 합성첨가물이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이후 합성첨가물의 퇴출은 예고된 일이었다. 이후 식음료 업계는 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 합성감미료, L-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마가렛트’ ‘카스타드’ ‘몽쉘’ 등 자사제품 대부분이 합성착색료, L-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을 첨가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선보인 ‘마더스핑거’는 대표적 합성첨가물 4종과 어린이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12가지 원료를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도 “‘마켓오’ 12개 제품은 과자에 허용된 합성첨가물을 첨가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도 과자에 허용된 합성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이 만든 순수 과자’”라고 강조했다. 마켓오의 경우 제품 포장지 상단에 ‘합성첨가물 무첨가’를 강조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합성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가공식품을 제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나 정부가 언급한 것처럼 무첨가 제품을 달성할 수 있는 식품업체가 얼마나 될지, 무첨가 제품이 되려 세균 오염 등으로 위생불량 낙인이 찍히는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