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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출장비 '덤터기' 주의보.."미리 질문해 금액 확인해야"
  • 차정원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3.11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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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엿장수 맘'대로 책정되는 AS 출장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같은 업종이라도 업체에 따라 들쑥날쑥하며 합리적인 기준도 없이 '자체 규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 일방적으로 부과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출장비가 비싸건 저렴하건 해당제품 지정 AS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피해갈 길도 없다. 

일부 업체들은 AS신청 시 출장비를 고지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준'일뿐 정작 AS기사가 현장에서의 노동 강도나 숙련도를 이유로 바가지를 씌우는 사레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AS 출장비용은 개별 업체에 의해 책정되고 있다”며 “출장비용도 일정수준 업체의 경쟁력에 연관되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의해 책정되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장 신청 시 비용에 대한 고지를 하도록 지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반드시 질문을 해 비용을 확인해야 무방비로 당하는 상황을 예방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센터 등을 통해 비용을 확인한다 해도 현장 상황으로 인해 실제 청구되는 출장비와 다를 때가 많고, 수리나 점검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는 그냥 생돈을 날리는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업체들은 ‘규정대로’ 청구한 것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 10분 거리 출장비용이 ‘1만 9천원’

서울시 면목2동의 김 모(여.24세)씨는 지난 3일  이용 중인 Y도시가스 업체의 정기점검을 받았다.

점검 후 기사는 “밸브가 조금 찢어졌다”며 고객센터로 연락해 수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당일 고객센터에 문의해  AS기사를 보내줄 것을 약속받았다. 김 씨가 상담원에게 수리비용을 묻자 1만원이라고 답했다.

다음날인 4일 오전 기사가 방문해 밸브를 교체하더니 3만원을 요구했다. 김 씨가 “센터에서 1만원이라고 들었다”며 항의하자 “밸브호스를 중간에 연결하면 만원이지만 긴 호스로 통째 교체했기 때문에 3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일 저녁 퇴근 후 김 씨가 영수증을 살펴보니 수리비 3만원은 밸브호스 값이 아니었다. 자재 값 1만1천원에 출장비 명목으로 1만9천원이 포함된 것.

상담원은 출장비에 대해 안내조차 해주지 않았고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영업점에서 1만9천원의 출장비를 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의구심이 든 김 씨가 지인을 통해 다른 곳의 도시가스 AS 출장비를 조사해 보니 요금은 무상에서 5천원. 1만원 등 천차만별이었다.

김 씨는 “매월 도시가스요금을 내면서 출장비 따로 내는  것도 억울한데, 요금마저 제멋대로 청구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봉’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Y도시가스 관계자는 “AS 출장비는 출장 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운영상 일정부분 출장비를 받아 왔지만 앞으로 무료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 거액의 ‘선불’ 출장비 받고 헛 다리.. “돈 내고 다시 불러”

소비자 이 모 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사용 중인 D사의 노트북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증상을 설명하자 상담원은 하드웨어 손상이라며 출장비로 6만8천200원을 선불로 요구해 이 씨는 당일 입금했다.

다음날인 29일 방문한 기사는 노트북을 잠깐 열어보고 다시 조립하더니 액정에 문제가 생겨 당장은 아무런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떠났다.

기사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떠나자 이 씨는 고객센터에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출장비는 기사가 출동하는 비용”이라며  불가를 통보했다. 이 씨가 “처음부터 진단이 잘못돼 헛돈을 쓴 게 아니냐”고 항의해 봤지만 상담원은 규정을 들먹이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그럼 다시 부르면 또 돈을 내야 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이 씨는 “결과적으로 출장비로 7만이란 거금을 받고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다”며 “멋대로 정한 선불제로 당연하다는 듯 출장비를 갈취하고 있다”고 분토했다.

◆ 칼 안든 강도..솔질 몇 번에 “3만원 내놔”

서울 목2동의 오 모(남.51세)씨는 지난 11월 7일 사용 중인 D보일러의 난방 온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AS를 신청했다.

며칠 후 방문한 서비스 기사가  외관 케이스를 열어 온도 조절 코드를 빼고는 청소용 솔로 몇 번 쓱쓱 문지르고 연결하자 금새 정상 작동됐다. 먼지로 인한 접촉 불량이 원인인 듯 했다.

담당기사는 불과 2~3분 만에 AS를 끝내고는 출장비로 3만원을 청구했다.

"부품하나 교체하지 않고 내부 청소는커녕 연결부위 먼지 솔로 한번 털어내고 3만원을 청구하다니 터무니없이 많은 요금"이라고 따졌지만 회사 규정에 맞게 책정된 요금이라는 반복된 주장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오 씨는 “3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단순 작업으로 수 만원을 챙기는 행위는 횡포와 다름없다. 1분당 1만원이라니 어이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경우 전화상으로 안내만 해줬어도 소비자가 간단히 조치될 수 있었다. 무조건 출장AS를 접수해 과도한 서비스요금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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