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제품은 멀쩡한데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쓸 수가 없다!'
IT기기의 경우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제품을 쓸 수 있지만, 제조업체가 이를 지원해줄 의무가 법률로 정해져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대림동의 이 모(43세.남)씨는 최근 새로 구입한 컴퓨터의 운영체제(OS)를 최신 버전인 윈도우7로 변경했다. OS를 변경한 이후 문제없이 사용 중이던 HP프린터 ‘포토스마트P1000’가 작동되지 않았다.
OS에 맞는 드라이버(컴퓨터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장치의 상호 작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를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 씨는 HP고객센터로 문의했다. 그러나 상담원은 해당 제품의 경우 원도우7을 지원하는 드라이버는 없다고 안내했다.
이 씨는 “구형모델이라 해도 새로운 OS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에서 드라이버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지 않냐”며 “프로그램 지원이 안 돼 멀쩡한 프린터를 버리고 새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니, 서비스 정신은 전무하고 오로지 영업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한국HP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1998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시중에서 잉크조차 구할 수 없는 모델”이라며 “출시 10년이 지난 제품의 드라이버까지 지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드라이버 등의 S/W지원에 대한 의무기한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새로운 OS를 언제 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S/W 지원기간을 미리 설정한다는 것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새로운 OS가 나오게 되면 새 드라이버를 생산하거나 호환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길게는 10년가량은 업데이트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보호규정에 대한 법 개정 당시, 하드웨어(H/W)적인 부분을 위주로 초점이 맞춰져 S/W에 대해서는 기준이 모호한 실정”이라며 “제품 출시 당시 약관에 의해 약속된 OS등에 대한 지원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업체 측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