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년이 지났음에도 도어폰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분양 당시 안내했던 옵션 설치 사항들이 준공승인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설치되지 않고 있어 입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공사의 막무가내 식 분양과 허위과장광고 덕이다.
올 초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있는 퀸덤아파트에 입주한 정 모(남.34세)씨는 매일같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
명품 주거생활을 기치로 내세운 아파트였지만 준공승인 후 1년이 지나도록 옵션사항의 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총 2866세대의 이 아파트는 영조주택(대표 윤호원)이 시공했으며, 분양가는 평형에 따라 3억원에서 6억원선이다.
지난 1월 정 씨는 단지 내 미시공된 부분들이 많음을 알았지만 그대로 입주했다. 늦어도 2개월 내에 시공이 완료될 것이란 분양팀의 안내에 따른 것.
그러나 약속된 기일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기일을 3개월이나 넘긴 5월 중순이 지나도록 미시공된 부분은 여전히 그대로 방치돼 있다.
곧 모기를 비롯한 벌레들이 기승을 부릴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방충망은 찾아볼 수 없다. 내장형 TV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는 움푹한 구멍만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도어폰마저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정 씨는 "이 외에도 분양 당시 설치를 안내받았던 행주살균기, 신발건조기, 세탁실 선반 등이 현재 제대로 시공된 게 없다"며 "옵션 미시공으로 집안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어 집들이조차 하지 못하는 신세"라고 탄식했다.
이 아파트의 B타입 39평형 입주민들의 황당함은 더욱 크다. 확장공사 후 안방 붙박이장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 확장 전 도면에는 붙박이장이 분명 존재했었다.
작년 5월 입주해 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모(남)씨는 "입주한지 1년이 됐음에도 미시공된 부분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준공승인은 어떻게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에는 난방이 제대로 안 돼 집안에서 점퍼를 입고 지낸 입주민도 속출했다. 당초 열병합 발전을 통한 난방을 하겠다는 광고와 달리, 실제는 중앙난방으로 추운 겨울임에도 야간에 두 번만 보일러 가동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부산시 강서구청 건축허가팀 관계자는 "현재 옵션 사항 미설치로 입주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준공검사 시 분양계약을 할 때 이뤄졌던 모든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제품 등의 미설치는 준공검사와 관련이 없어 준공승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영조주택 측에 입주민 민원을 해결하라고 독려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구청에서 개인 간의 계약 문제까지 관여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조주택 측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취재팀의 수차례 걸친 해명 요청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