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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원, 콘돔쓰자는 요청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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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원, 콘돔쓰자는 요청도 무시"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2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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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청소년위원회가 25일 밝힌 키리바시 여성 청소년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 2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태평양의 도서국가 키리바시에서 10대 소녀들을 상대로한 한국선원들의 성매매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선원들은 2003년 키리바시 정부가 한동안 한국어선 정박을 금지할 정도로 주점이나 배안에서 아동 성매매를 일삼았고, 이 사실이 2004년 국제회의를 통해 발표되면서 국가적인 망신을 당했다.

우리나라 국가명인 `꼬레꼬레아'는 한국선원 상대 성매매 여성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어린아이도 아는 것은 물론 현지 언론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범용어가 됐다.

◇ 끊이지 않는 성착취= 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10일간 키리바시 현지에서 한국선원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여성청소년 등 24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분의 1은 미성년자였다. 심지어 피해 여성 중에는 14세 소녀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빈곤층이기 때문에 돈을 매개로 한 성매매에 쉽게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위원회의 전언이다.

위원회가 조사한 현지활동가들에 따르면 한국선원을 상대로한 성매매 여성은 지난해 현재 모두 40∼50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진입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청소년위는 2005년 6월에도 키리바시 현지에서 한국선원의 여성청소년에 대한 성착취에 대해 1차 실태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한국인 선원들을 상대하는 여성청소년이 5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1차 실태조사에 대한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 이후 여성 청소년 성매매가 근절됐던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1차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던 성매매 여성청소년은 대부분 그만뒀지만, 지난해 다른 여성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가 다시 시작됐다는 게 청소년위의 조사결과다.

특히 피해 여성들은 임신 예방을 위해 콘돔을 쓰자고 요구했으나 한국 선원들이 이를 거부해 한국 선원과 사이에서 임신 중인 여성이 2명, 아이를 낳은 경우도 3명이나 됐다.

키리바시는 남태평양 적도 부근에 길버트 제도, 라인제도 등 33개 섬으로 이뤄진 도서국가로 인구가 8만5천명 정도이며 한국선박이 주로 정박하는 수도인 타리와는 인구가 1만명으로 이 나라에서 유일한 상업도시다.

◇ 계속되는 국가망신 = 키리바시에서 한국 어선이 정박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선원을 상대로 주점이나 배 안에서 성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지자 키리바시 정부는 2003년에 한동안 한국 원양어선의 정박을 금지했었다.

이후에도 문제가 지속되자 2004년 11월 `아동의 상업적 성착취에 관한 동.아태 지역 행동계획 이행 점검회의'에서 한국 선원의 키리바시 여성청소년 상대 성매매를 처음 발표됐다.

이로인해 한국선원의 아동 성매매가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하자 청소년위원회는 2005년 키리바시 현지에서 1차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발표해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위원회의 2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선원들의 아동 성매매는 6개월 정도 중단됐을 뿐 지난해에도 계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아동기금(UNICEF) 남태평양지부는 지난해 12월 한국선원의 키리바시 미성년자 성착취에 대한 비판보고서를 낸데이어 올해 확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향후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이슈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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