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지주는 이사회 산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이하 경발위)를 열고 윤 전 행장을 외환은행장 자격으로 사내 등기임원에 추천했다. 이에 따라 윤 전 행장은 25일 하나지주 주주총회를 거쳐 29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하나지주가 관료출신인 윤 전 행장을 낙점한 데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과 원활한 의사소통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은행장을 지낸 경력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행장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행정고시(21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감독정책2국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기업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말기에 기업은행장에 오르는 등 전 정부시절 중용된뒤 이명박 정부들어서도 꾸준히 잘 나가는 인사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특히 기업은행장(2007~2010년)으로 지내던 지난 3년 동안 큰 대과없이 은행을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윤 전 행장은 주총을 통해 차기 외환은행장에 선임되고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통합작업'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그는 최근 3연임에 성공한 김승유 하나지주 회장(2년)과 김종열 하나지주 사장(1년), 김정태 하나은행장(1년)과 함께 그간 하나지주의 인수를 강력 반대해온 외환은행 노조 등을 설득해 화해와 상생을 이끌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것.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측은 윤 전 행장을 선임한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반발하고 있어 쉽지 않은 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윤 전 행장은 외부 출신이다 보니 외환은행 내부 사정에 밝지 않고 특히 외환은행 노조 측의 반발 움직임이 거센 상황에서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행장의 지휘아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었던 기업은행장 시절과 달리 외환은행장 위에는 하나지주 회장과 지주사 경영진에 존재한 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독자적으로 외환은행장직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도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국책은행이라는 정부의 보호를 받는 은행장에서 이제는 냉엄한 현실과 싸워야 하는 민간은행장 자리에 올라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됐다. 윤 행장 내정자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측은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외환은행과 공동으로 각종 대고객 서비스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인수초기에 수수료 인하 등 과감한 대고객 행사를 펼쳐나가면서 합병 시너지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하나지주 관계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기업결합심사를 하고 있는데 이번 주 내로 금융위원회로 넘어가면 오는 16일 인수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위 승인이 나면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대금을 납입해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 측이 제기하는 자금조달 의혹에 대해 "내부조달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은행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BIS)비율도 13%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본적정성 여부는 금융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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