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당시 직격탄을 맞았던 미래에셋증권(회장 박현주)이 최근 글로벌 악재로 증시가 등락양상을 보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펀드 환매로 인한 수익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자문형 랩 수수료 인하에 앞장서며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다 증시 불안으로 펀드 자금 이탈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자문형 랩 잔액은 지난 18일 현재 9천131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월 말(8천21억원)에 비해 1천110억원 증가했으나 1월에만 자문형 랩에 2조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는 아니라는 게 증권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또한 미래에셋은 지난달 중순께 박현주 회장까지 나서 자문형 랩 수수료 인하를 주도했음에도 삼성증권(2조9천억원), 우리투자증권(1조3천억원), 한국투자증권(1조114억원)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두 달 가까이 조정장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자문형 랩 상품 과열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자문형 랩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때 펀드에서 대활약을 보였던 미래에셋이 펀드 환매에 대한 대응책으로 랩상품으로의 자금 유치를 위해 수수료 인하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자문형 랩부문에서도 다른증권사보다 두드러지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영업부 정재훈 PB는 “자문형 랩은 어느 정도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꾸준히 관심을 갖겠지만 추가로 들어오는 자금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증시 불안으로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자산관리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체 펀드(설정원본 기준)는 지난해 대비 1조9천680억원 감소한 35조1천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390억원의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 “미래에셋증권이 펀드 분야에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에서 랩, 퇴직연금 등을 통해 수익성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재훈 PB는 “고객들은 기존 상품에 대한 실망이 크면 새로운 상품에 관심을 가진다”며 “최근에는 증시 상승세가 꺾이면서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 등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