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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위해 범 삼성-범 현대 숨막히는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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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위해 범 삼성-범 현대 숨막히는 추격전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3.25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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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현대가가 자산규모를 급속히 불리며 범 삼성가를 맹추격하고 있어 앞으로의 재계 순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 타계 10주년을 기점으로 힘을 뭉친 범 현대가가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 등 옛 고토(古土)를 속속 회복하면서 10년전 범삼성에 내준 재계 패밀리 그룹군 1위 자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좌)과 현대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모습


 

범 기업그룹이란 당초 창업주에 의해 설립된 회사가 2세,3세를 거치면서 분화, 독립된 기업집단을 형성한 패밀리 체제 그룹군을 일컫는다.

 

현재 국내에서는 범 삼성가, 범 현대가, 범 LG가등 3개 그룹이 패밀리 그룹군을 이루고 있다. 이들 3개 기업 집단 외 다른 그룹사들은 아직 분화되지 않은 채 단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자산 규모가 가장 많은 범 그룹은 삼성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범 삼성가의 자산 규모는 지난 2010년 기준 218조3천110억원에 달했다.

 

이건희 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 외에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를 정점으로 하는 CJ그룹과 막내딸 이명희씨의 신세계 그룹을 아우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자산 총액만 192조원에 달했고 CJ그룹은 13조230억원, 신세계 그룹은 12조 4천380억원 규모였다.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된 이병철 회장의 장녀 이인희씨의 한솔그룹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 일가인 보광그룹까지 합칠 경우 범 삼성가의 자산은 대략 224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1938년 이병철 회장이 세운 정미소가 효시였고, 만주로 청과물 등을 수출하는 삼성상회를 통해 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조그만 씨앗이 73년 만에 거대 글로벌 패밀리 기업을 이룬 셈이다.

 

1987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 타계 당시 삼성그룹은 37개 계열사에 매출규모는 14조원이었다.

 

그러나 그룹 자산규모 면에서는 2000년까지 범 현대가 범 삼성을 앞섰었다. 1947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토건사를 모태로 발전해온 현대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기업집단을 처음 지정한 2000년까지만 해도 자산순위 1위로 당당한 이름을 올렸다.

 

2000년 현대그룹은 35개의 계열사를 두고 88조6천490억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2위 삼성그룹은 45개 계열사에 자산규모는 67조3천840억원이었다. 자산규모의 격차가 20조원 이상 벌어졌었다.

 

삼성은 이미 이병철 회장 타계 후 한솔 CJ 새한 신세계 등으로 분화한 상황이었고 현대가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회장이 이끄는 현대산업개발만 독립돼 있었다.

 

2000년 당시 삼성과 한솔 CJ 새한 신세계를 모두 합한 범 삼성가 자산은 86조940억원이었고 현대그룹과 현대산업개발을 합한 범 현대가 자산은 92조690억원이었다. 당시에 벌써 패밀리그룹으로도 범현대가 명실공히 범 삼성을 앞질렀던 셈이다.

 

범 현대가 범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1년 정 명예회장 타계 이후 현대그룹이 2세 경영인들로 분화하면서 '왕자의 난' 등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룹이 2세들로 잘게 쪼개진 현대그룹은 2001년 그중 자산이 가장 많은 현대자동차조차도 삼성은 물론 LG,SK에도 뒤지는 재계 4위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자산규모가 큰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하이닉스)가 동반 부실로 경영권을 박탈당해  현대그룹 호적을 떠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들 대형 계열사의 이탈로 자산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이 범현대가 범삼성에게 재계 순위 1위를 내준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당시 범 삼성은 2세 분화를 마치고 안정적인 궤도에서 비상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디시 범 삼성을 쫒는 범 현대의 추격이 거세다.

 

범 현대그룹은 2009년까지 총 자산규모가 154조9천180억원으로 범 삼성그룹(199조1천660억원)과 격차가 무려 44조원에 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두 패밀리가의 격차는 38조7천억원이었다. 범삼성이 165조4천140억원, 범현대는 126조6천470억원.

 

그러나 작년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잇따라 인수하고 현대기아차 그룹이 최근 현대그룹의 모태격인 현대건설까지 품에 안으면서 격차가 확 줄어들었다.

 

현대건설과 현대오일뱅크를 합칠 경우 범 현대가 자산은 총 191조 1천300억원으로 범삼성가(218조3천110억원)와 격차가 27조원 규모로 좁혀진다.

 

M&A로 옛 계열사를 속속 찾아오는 것 외에 각 그룹사별 외형성장도 눈부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009년 86조9450억원의 자산규모를 작년 100조7천750억원으로 무려 15.9% 늘렸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은 174조8천860억원에서 192조8천500억원으로 10.2%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외에도 범 현대그룹에서는 6남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3남 정몽근 총괄회장의 아들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 그룹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범 현대가의 부흥을 이끄는 중심은 역시 장남 정몽구 회장의 현대기아차그룹. 정주영 명예회장 타계 당시 세계 10위권이었던 현대차는 10년 후 4~5위권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뒀고 올 2월에는 그룹 모태인 현대건설을 재인수하는 데 성공해 명실공히 범현대가의 맏형으로 위상을 굳건히 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조선업계 1위를 달리며 최근 10년 새 6배 넘게 뛴 50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2009년 현대종합상사를 되찾았고 작년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다.

 

다만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만이 작년 대북사업의 중단 등으로 자산규모가 1조원이나 줄어드는 고전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의 아들인 정몽원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한라그룹과 7남 정몽윤 8남 정몽일의 현대해상화재와 현대기업금융까지 합하면 범현대가 자산규모는 21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열사수도 범삼성가가 133개 범 현대가가 146개로 엇비슷하다. 앞으로 범삼성가와 범 현대가의 숨 막히는 릴레이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반면 3위인 범 LG가는 현재 GS그룹과 LS그룹으로 분화해 비교적 구도가 간단하다.

 

3개그룹의 자산총액은 LG그룹 78조9천180억원, GS그룹 43조 840억원, LS그룹 16조1천790억원 등 총 138조1천810억원으로 범 삼성가와 범 현대가와 비교해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계열사수는 총 166개로 범 삼성, 범 현대보다 훨씬 많았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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