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문형 랩 판매에 대한 감시 감독을 강화키로 하면서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 상품 판매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문형 랩 상품을 주력으로 하던 삼성증권(사장 박준현)과 수수료 인하 전략으로 대중화를 꾀하던 미래에셋증권(회장 박현주), 현대증권(사장 최경수)등 일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영업전선에도 비상이걸리게 됐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과당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자문형 랩 어카운트의 판매 경쟁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랩 시장 과열에 대해 상시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은데 이어 송경철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최근 증권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자문형 랩 영업에 대한 감독 강화 계획을 밝히면서 증권회사에 자발적인 투자자보호를 주문했다.
자문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양적 성장에 치우치는 점을 지적하고, 자문형 랩의 건전한 영업질서 확립의지를 드러낸 것.
자문형 랩어카운트는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15개 내외 종목을 편입해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취약할 수 있어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감독규정 및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증권사들의 판매 경쟁을 제재할 방침이다.
최근 증시불안 및 조정장으로 자문형 랩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방안이 가시화되면서 자문형 랩을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증권은 지난 1월말 한 달 동안 6천7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린데 반해 2월초부터 3월18일까지 400억원 가량을 늘리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달 14일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22일 기준, 1천162억 증가한 9천188억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정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출렁이면서 자문형랩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자문형 랩의 대중화를 선언한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 SK증권 등은 뒷북친 격이 됐고, 자문형 랩에 올인 했던 삼성증권 역시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문형 랩 상품에 대한 감독 강화에 따라 증권사 수익이 줄어들 우려가 있지만 하나의 상품에 고객이 몰리는 것보다 고르게 성장하는 것이 시장이 성숙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4월 이내로 자문형 랩 어카운트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감독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