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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먹던 윤용로-조준희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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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먹던 윤용로-조준희 누가 이길까?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3.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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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은행권에서 하나은행을 5위로 밀어내고 기업은행을 일약 4위로 도약시켜 화제를 일으켰던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이 이번에는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에 인수되는 외환은행의 새수장에 내정됨으로써 기업은행을 밀어내고 하나지주를 빅4대열에 올려놓아야 하는 정반대의 처지에 서게 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에서 행장과 수석부행장으로 한솥밥을 먹던 윤용로 씨와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이 과거의 아군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은행권 빅4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경쟁자 입장으로 바뀌면서 두사람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둘 중 누가됐든 자신이 맡고 있는 은행의 위상을 떨어뜨릴 경우 커다란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왼쪽)와 조준희 기업은행장(사진-연합뉴스)>


윤용로 외환은행장 입성, 하나은행 '빅4 탈환' 이뤄낼까?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윤용로 차기 외환은행장 내정자를 새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다.

윤 내정자의 행장 취임일정은 아직 미정이나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의 인승 승인 등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 진행상황에 맞춰 진행될 전망이다.

윤용로 전 행장은 지난 2007년 기업은행장을 맡아 개인고객과 대출시장을 공략, 시중은행의 막강한 4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기업은행을 4위에 안착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런 그가 조만간 하나지주에 인수될 것으로 보이는 외환은행의 차기 행장직을 맡게 됐다.

금융계는 윤 전 행장이 대립점에 서 있는 하나지주와 외환은행 사이에서 '양측의 통합을 원만히 이끄는 가교역할'과 함께 5위권에 뒤쳐져 있는 하나은행을 은행권 '빅4'로 끌어올리는 중추적인 임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윤 전 행장이 외환은행장에 낙점된 데는 관료출신이자 기업은행장(2007~2010년)으로 지내던 3년 동안 큰 대과없이 경영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외환은행 직원들의 거부감을 해소하고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끌 '메신저'역할까지 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노조 측의 반발을 잠재우고 '통합작업'을 얼마만큼 잘 수행할 수 있을 지가 그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장 시절과 달리 외환은행장 위에는 하나지주 회장과 지주사 경영진이 존재할 것이란 점에서 첫 과제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의 입지와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합작업이 원만히 이뤄지면 윤 전 행장은 김정태 하나은행장을 도와 실적과 자산규모 등에서 하나은행이 은행권 빅4의 위상을 다시 되찾는데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있다.

'아군에서 적으로' 윤용로-조준희 빅4경쟁 '빅매치'

윤 전 행장이 기업은행에서 '하나지주'로 소속을 옮기면서 후임 행장인 조준희 기업은행장과의 맞대결 여부가 또 하나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에서 행장과 수석부행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눌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두 사람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동문이다. 은행권 행장으로는 드물게 외대 출신이 2대 연속 행장직을 승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윤 전 행장은 통합작업 및 하나은행 빅4 탈환 등을 통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고 조 행장은 창립 50년 만에 첫 내부공채 출신 행장으로서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외부출신에 뒤지지 않는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은행권 빅4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자간의 경쟁에서 밀리는 한사람은 위상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까지 인수하고도 하나지주가 빅4대열에 올라서지 못할 경우 윤 행장 내정자를 비롯한 하나지주 경영진 모두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윤용로 씨의 경우 줄곧 1조원이상의 순이익을 내던 외환은행의 실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그간 기업은행에서 쌓았던 명성을 한순간에 잃를수도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조준희 행장도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시절 크게 도약했던 기업은행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상황으로 후퇴할 경우 공채출신행장으로서의 체면을 크게 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정권의 기반인 TK(대구 경북)출신 행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현정권 인사권자들에게도 적지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그가 윤용로 행장 시절 일궈놓은 기업은행의 위상을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는 이유다.

자체 공채출신 인사가 은행을 잘 이끌지 못할 경우 다시 관료출신에게 행장자리를 내주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준희 씨의 어깨가 아주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중책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조 행장에게는 가혹한 평가가 내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금융권 상황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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