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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사갈등 첨예, 박삼구 리더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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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사갈등 첨예, 박삼구 리더십 논란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3.3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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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조원대의 흑자전환을 이뤄냈던 금호타이어(사장 김종호)가 최근 ‘교섭문제’로 노사간의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조기졸업'이란 사명을 띠고 15개월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복귀 5개월 만에 주력계열사인 금호타이어의 노사문제로 인해 경영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안은 국민정서와 지역경제 등을 감안해 사전에 노사 양측이 대화 등을 통해 충분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과 김중호 사장이 노조 측과의 문제해결에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4월 노사간의 임금단체협상에서 기본급 10% 삭감, 워크아웃 기간 5% 반납, 상여금 200% 반납 등에 합의하며 기업회생에 직원들의 뼈를 깎는 희생이 수반됐다.

또 어려운 시기마다 광주시민 등의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서 노사 양측이 좀 더 유연한 자세를 취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교섭문제로 노사간의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노사갈등, 박삼구 '조기정상화'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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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교섭'과 관련 노조 측의 파업에 사측이 조건부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6일째 첨예한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 양측은 지난해 4월 임단협을 체결했으나 새로 선임된 노조 집행부에서 생산량 인상에 따른 후속사업과 퇴직금 중간정산 해소, 정년 퇴직자 퇴직금 보전 등 추가 교섭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노조 측은 특히 금호타이어가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임금 5% 및 상여금 200% 반납 등 직원들에게 무리한 희생을 요구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사측에 수차례 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기본적인 합의내용을 흔드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25일 파업을 벌였고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노조 측은 26일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근무에 들어갔으나 사측이 파업철회로 볼 수 없다며 직장폐쇄를 풀지 않은 채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불법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았다.

강원태 광주시장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사측이 ‘확인서’로 수위를 낮췄으나 노조 측은 사측이 더는 교섭에 나설 뜻이 없다고 보고 30일 전체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 방침이어서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흑자전환 따른 임금조정 필요" VS 사측 "이미 합의한 사항"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직장폐쇄는 노조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했을 때 사측이 취할 수 있는 방어적 수단인데 사측이 '불법파업'이라고 하면서도 조합원들에게 확약서를 받고 직장폐쇄를 취한 것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불법성이 없음을 인정한 셈"이라며 "퇴직연금법과 호봉제 변경 등은 법적으로 추가 교섭을 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사측은 지난해에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며 교섭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등의 여파로 생산라인은 30% 올라가면서 일은 많아졌지만 임금은 기존보다 40% 가량 삭감된 데 대해 거듭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워크아웃에 돌입할 당시 회사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을 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일반사원을 모집했다"며 "회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할 당시에도 흑자를 내고 있었고 지난해에는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금호타이어에서 20~3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여전히 120~130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개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워크아웃 당시에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기업회생을 위해 직원들이 40%에 육박하는 임금 삭감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조7천억원을 기록(2009년 대비 42.6% 증가), 영업이익 2천499억원, 당기순이익 89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이 관계자는 확약서와 관련해서도 "처음에는 확인서였다가 중간에 확약서로 바뀌었고 28일 강원태 광주시장이 방문해 중재에 나서자 다시 확인서로 바뀌게 된 것으로 머리말만 바꿨지 확약서와 같은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측이 "이미 합의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깼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전 노조 집행부와 회사가 합의한 내용을 현 집행부가 불법적으로 쟁의와 파업을 했고 정상출근 지침도 파업에 대한 철회가 아닌 유보였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조건부 직장폐쇄에 들어간 것"이라며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부분은 법적으로 2년간 '평화유지의무 기간'이라고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 외에 임금 등의 큰 골자들은 내년 4월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8일 기준으로 전체 직원 3천500명 중 20% 가량이 확인서를 썼고 계속적으로 개별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워크아웃 기간인데다 노조 측도 더는 명분이 없기 때문에 파업철회를 공식표명하고 공장을 정상가동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이 파업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기 전까지 사측은 직장폐쇄를 고수할 방침이어서 노사갈등은 장기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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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으로 채권단의 집중관리를 받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사장 윤영두)과 금호타이어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특히, '실패한 오너'라는 비난을 무릎 쓰고 경영일선에 복귀했던 박삼구 회장이 복귀한지 5개월 만에 노사갈등에 따른 생산차질 및 경영악화, 채권단의 예의 주시 등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을 채권단과 지역정서에 부합하는 '특단의 대책'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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