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세계 진출의 물꼬를 튼 임 감독이 판소리와 풍광 등 한국적인 색채를 담아 만든 '천년학'의 성공을 바라며 몇몇 기업들이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
현대자동차는 촬영 당시 제작과정에 쓰인 차량 세 대를 무상으로 지원한 데 이어 티켓 700장을 사 임직원과 회사 VIP들을 극장에 초청한다.
아모레 퍼시픽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린 '천년학의 밤' 행사 때 VIP 참석자들에게 선물을 한 데 이어 영화 속 소품 마련에도 큰 도움을 줬다. 영화 속 단심(오승은)이 동호(조재현)를 이끌고 가는 화장품 가게에 진열된 1960년대 화장품은 요즘 구하기 힘든 것들로 아모레가 운영하는 화장품 박물관 진열품을 기꺼이 내준 것.
또한 티켓 구매에도 나설 예정이며, 만약 '천년학'이 칸 영화제 진출시 해외인사들에게 줄 기념품을 아모레에서 준비하기로 했다.
현대건설도 티켓 1천400장을 구매해 임직원 및 VIP들에게 배부한다.
순수예술 분야에서는 기업 메세나가 나름대로 이뤄지고 있지만 영화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천년학'이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고 있으며, 임권택 감독이 세계적 명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등에서 외국 사업 파트너들에게 손색없는 선물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천년학' 제작사 KINO2의 이준영 이사는 "기업들이 '천년학'이 한국 문화계에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문화 마케팅 차원에서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제작진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조재현ㆍ오정해 주연의 '천년학'은 12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