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전도사 vs 하이트 신화 주역=지난 2005년 맥주시장에서 맞붙었던 진로 윤종웅 사장과 두산 한기선 사장이 이번에는 소주시장 최고의 검투사 자리를 놓고 재차 진검승부에 나선다. 지난 1월 진로의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은 51.1%, 두산은 9.2%. 하지만 지난해부터 두산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여전히 진로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하이트 신화’의 주역인 윤 사장은 51%로 떨어진 점유율을 55%까지 올리고 명예를 회복하는 게 목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진로의 성공적인 재상장도 윤 사장의 몫이다. 윤 사장은 진로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영업부서 임직원에게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고강도의 비책을 주문했다.
그는 요즘 전국 소주 공장과 주류도매상 등을 방문하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두산의 한 사장도 칼을 꺼내들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처음처럼’을 앞세워 진로를 융단폭격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영업인력을 증강하고 유통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연봉의 최고 배까지 성과급도 제시했다. 이 모든 것이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올해 한 사장의 목표는 점유율 15%(수도권 30%) 돌파다.
▶하이트 1위 지킴이 vs 오비맥주 1위 탈환=하이트가 월등히 높은 점유율로 맥주시장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오비맥주도 호시탐탐 1위 탈환을 노리는 상황이다. ‘하이트호’의 지휘봉을 잡은 김지현 사장과 오비맥주의 사령탑인 이호림 사장 모두가 이달 초 나란히 CEO에 발탁된 뉴페이스다.
김 사장이 하이트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기획ㆍ재무통이라면 이 사장은 월마트코리아, 쌍방울을 호령한 마케터 출신의 CEO. 이 사장은 조만간 하이트를 향해 총공세에 들어갈 태세다.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40%대. 연말까지 45% 기록하는 게 이 사장의 목표. 페트병과 캔맥주 사업을 강화하고 멀티 브랜드 전략에도 올인할 계획이다. 임직원을 향한 스킨십 경영도 역점을 쏟는 부분이다.
반면 하이트의 김 사장은 오비맥주의 움직임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의미를 축소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오비맥주의 추격 의지를 원천봉쇄한다는 계산. 역대 최고 점유율인 60%도 김 사장은 지켜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요즘 유흥업소와 대형마트를 돌며 판촉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영ㆍ불 위스키 대리전의 승자는 누구=진로발렌타인스의 장 크리스토퍼 쿠튜어 사장과 디아지오코리아의 김종우 사장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디아지오 아시아ㆍ태평양 영업총괄 사장을 역임한 김 사장은 요즘 임직원과의 스킨십 경영에 푹 빠졌다. 2년 만에 ‘원저’ 광고를 재개했고, 선물시장과 바ㆍ클럽 중심의 마케팅 공세도 본격화했다.
이 모든 게 진로발렌타인스의 발목을 잡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올해 김 사장의 목표는 위스키시장 1위 탈환. 그는 현재 34.6%인 점유율을 최고 40%까지 끌어올린 뒤 오는 2011년에는 위스키 판매량을 배가한다는 야심이다.
2년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쿠튜어 진로발렌타인스 사장도 방어전선을 구축했다. 쿠튜어 사장은 올해 시장점유율을 최고 40%까지 끌어올려 디아지오의 추격 의지를 따돌린다는 계산이다. 최근 CI를 바꾸고 매일 저녁 웨스턴바 등으로 야간 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