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 대선 주자들의 선거자금 모금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사상 최대의 돈잔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선거운동의 실탄인 선거자금을 한 푼이라고 더 모금하기 위해 미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으며 벌써부터 대선자금 모금 신기록과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올 1분기 선거자금 모금 성적표만 보더라도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뉴욕)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일리노이) 상원의원 두 사람이 모금한 돈만 5천만달러가 넘는데 특히 초선인 오바마 의원은 기대 이상의 모금력을 발휘하며 2천500만달러를 확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공화당에서는 미트 롬니 전(前) 매사추세츠 주(州) 주지사가 2천300만달러를 모금,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1천500만달러)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1천250만달러)를 앞질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렇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일까.
'돈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대선 주자들은 불붙은 대선 레이스에서 확실한 우위를 다지는 것은 물론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실탄'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선거자금 모금 액수만큼 자신의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선거에 돈이 적게 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정 한도 내의 선거비용만 쓰겠다고 약속한 후보에게 연방정부가 자금을 보조하는 '매칭펀드'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유력 후보들부터는 매칭펀드 제도가 외면을 당하는 실정이다.
러트거스대학의 로스 베이커 정치학 교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돈 선거'가 되고 있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보다 선거자금 모금 액수가 초반 판세를 드러내는 지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레이스에서는 앞당겨진 각 주의 예비선거 일정도 대선 주자들의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