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회에 자식을 내보내는’ 설렌 기분으로 출품된 차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이들이 ‘관람객 입장’에서 모터쇼에 왔다면 어떤 차를 가장 사고 싶어했을까. 마음에 드는 차를 하나만 고르라고 했더니 3가지 타입으로 나뉘었다. “우리 차가 최고” “타사의 차도 멋지다” “모든 차가 다 좋다”.
르노삼성차의 장 마리 위르띠제 사장은 주저없이 올 11월쯤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 최초의 SUV인 ‘QMX’를 꼽았다. 그는 “아시아 최초로 이 차를 공개했다”면서 “르노삼성과 르노가 공동 디자인하고 닛산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접목된 차로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이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쌍용차의 최형탁 사장은 중형 SUV ‘뉴카이런’을 자랑했다. 최 사장은 “강한 파워와 친환경성, 첨단 주행시스템을 갖췄다”면서 “국내 중형 SUV시장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프리미엄급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의 후속 모델인 ‘L4X’, SUV인 ‘윈스톰’ 등을,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새로운 기아차의 콘셉트를 보여줬다면서 ‘KND-4’를 각각 칭찬했다.
현대차의 임종헌 이사는 현대차의 콘셉트카인 ‘HED-4(카르막)’를 이번 모터쇼 최고의 차로 꼽았다. “젊은 고객이라면 카르막을 타고 싶을 것”이라며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수입차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불모터스(푸조)의 송승철 사장은 어떨까? “푸조를 빼고 말하라고요? 푸조를 빼면 사고 싶은 차가 한 대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볼보코리아의 이향림 대표는 “볼보의 s80이 최고”라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답했다. 마음에 드는 다른 회사 차가 있는지 물었더니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3’를 골랐다. 남성적이면서도 세밀한 아름다움이 있는 차라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랜드로버 역시 그녀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PAG에 속해 있는 브랜드다.
타사의 차도 멋지다며 열린 마음의 CEO도 있다.
포르셰의 마이클 베터 사장은 “포르셰의 복스터3 너무 예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포르셰를 제외한다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그는 “벤츠가 100년이 넘는 전통에다 럭셔리한 이미지, 세련된 디자인,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세단”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혼다 레전드가 주행성능이 가장 뛰어난 차”라고 전제하면서 “다른 회사의 차 중에서는 푸조 2.7 HDi 607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푸조가 정통적 세단인 데다 곡선이 너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모터쇼에 출시한 모든 자동차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 CEO도 있다. 닛산인피니티의 그렉 필립스 대표는 “예쁜 차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한 대만 고를 수가 있느냐”면서 모두 다 다 멋지다고 말했다. 그는 “새 차를 타면 마치 어린 소녀가 캔디숍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너무 어려운 결정”이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박영서ㆍ김선희 기자(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