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삼성 감독은 3루와 1루를 번갈아 보며 내야진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해 온 김한수(36)를 지난주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일찌감치 물갈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8일 두산전에서는 이날 선발 투수였던 임창용(31)을 1군에 등록하고 베테랑 외야수 김대익(34)을 제외했다.
김한수와 김대익이 빠진 자리는 조영훈(25)과 이태호(24)가 대신했다. '미완의 대기' 조영훈은 데뷔 3년 만에 붙박이 1루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찬스를 잡았고 6년차인 이태호는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주전 좌익수 심정수를 받쳐주는 백업 요원으로 활약할 전망.
선 감독은 또 박종호(34) 대신 지난해 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데려온 신명철(29)을 주전 2루수로 기용 중이다. 2루수를 주로 맡았던 박정환(30)을 8일에는 1루수로 기용하기도 하는 등 포지션 파괴도 꾸준히 시험하고 있다.
신명철은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4안타에 도루 3개로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볐고 조영훈도 11타수3안타를 터뜨리며 자신을 기용해 준 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주전의 노쇠화로 인한 타선 침체로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아시아 4개국 프로리그 챔피언이 맞붙는 아시아시리즈에서 연거푸 고전했던 삼성은 곧바로 트레이드를 통한 타선 개조를 선언했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여의치 않자 내부 경쟁을 통한 신진 타자 육성 쪽으로 가닥을 잡고 체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개막 3연전을 2승1패로 마친 삼성은 일단 젊은 선수들의 활약과 그로 인한 공격력 향상에 고무된 분위기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신명철이 겨우내 많은 훈련을 통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기회를 잡은 조영훈도 타격만 조금 향상된다면 당분간 현 라인업이 계속 선발로 기용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의 맹활약과 더불어 "주포 심정수가 부활해 4번 자리를 확실히 메워주면서 공격력이 훨씬 좋아졌다. 박진만은 지난해부터 타격에 물이 오른 상태고 박한이, 조동찬, 양준혁이 분발해 준다면 더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신명철이 한 시즌을 완전히 소화한 적이 없는데다 조영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박종호, 김한수 등 베테랑을 완전히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코치는 "김한수는 다음주께 1군 진입 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김한수가 컨디션을 회복해 1루를 맡고 경험을 쌓은 조영훈이 외야를 본다면 전반적인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