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자문형신탁 상품이 본격 출시되면서 자문형 랩 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문형 랩을 둘러싼 불완전 판매 등 부작용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여전히 느긋한 대응태세를 보여 시장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자문형랩과 유사한 성격의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을 선보이고 있다.
자문형신탁은 은행이 고객의 돈을 신탁받아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최근 자문사 연계 상품 판매 허용 등을 담은 표준약관이 제정되면서 자문형 랩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이 자문형 신탁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등이 자문형 신탁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그동안 자문형 랩 시장을 선점해 온 증권사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자문형 랩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은행의 자문형 신탁 상품이 출시되면서 증권사들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자문형 랩 판매 1위인 삼성증권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6천700억원의 자금이 몰린데 반해 5월말엔 3조5천억원으로 3천2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2위인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5월말 기준 1조3천200억원에서 지난 8일 1조27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수수료 인하 전략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 미래에셋증권 역시 4월 말 1조2천38억원에서 5월 말 기준 1조1천751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문형 랩의 인기도 주춤해졌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자문형 상품시장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감독규정 및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판매 경쟁을 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자문형 랩의 경쟁과 부작용을 키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의견수렴을 통해 가이드라인과 맞춤형 요건 등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