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금리를 또 0.25%P인상함에 따라 침체된 전·월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리가 오른 만큼 임대인들이 월세와 전세보증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가 하면 침체심리가 팽배한 만큼 소폭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
12일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월세나 전세 가격을 조만간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로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게 돼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한 집주인들이 늘어난 이자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전·월세 임차인에게 떠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3월 말부터 두 달 이상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시세가 2주 연속 오름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오름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부동산 전문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전세시세 변동률은 6월 첫째 주 0.02%, 둘째 주 0.03%로 본격적인 상승 국면 진입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6월 둘째 주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평균 전셋값이 지난주에 비해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여름 비수기를 앞두고 전셋값이 오른 것은 두달간 하락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금리 인상의 여파도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금리인상은 전세에서 구매로 갈아타려는 이른바 전환 수요를 억제해 전세난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통 전셋값이 지나치게 올라 매매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아예 집을 사려고 마음을 바꾸는 수요자가 늘어나게 되는데 대출금리가 올라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인상이 주택 임대시장에 부정적인 소식이지만 생각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인데다 주택 소유와 임대에 관한 근본적인 가치관이 바뀌어 금리 차이가 주택 매매에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금리도 오르기 때문에 특별히 전세에서 구매로 전환하는 수요만 억제한다는 전망도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어차피 거래가 안 된 지 몇 달이 넘어 별다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닥터아파트 한 관계자는 "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향후 구매심리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주택은 이제 투자 수단이 아니라 거주 수단이라는 관념이 강해져 시장 여건이 좋아지더라도 지금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주택경기가 뜨거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