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업계가 전례 없는 수주 호황으로 함박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 파업으로 반년 째 직장폐쇄 중인 한진중공업만 나 홀로 존폐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15일 조선업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출이 한진중공업만 뒷걸음질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빅4를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매출을 꾸준히 늘리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현재 수주잔고가 다 떨어졌다. 작년 말 인도됐어야 하는 선박도 직장 폐쇄로 조업이 이뤄지지 못해 선주 측에 패널티를 물고 있다.
성수기인 3분기 컨테이너 수주 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가장 잘 만드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몫은 없다.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이 넘는 물량을 수주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조선 및 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선박 수주 국가별 순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해 세계 수주량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9%로 중국의 두 배 가까운 실적을 보이고 있다.
5월에는 세계 선박 수주량 227만4천168CGT(총톤수)의 65.3%인 148만4천140CGT를 수주하기도 했다. 중국은 13.2%에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올해 수주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를 앞두고 있어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올 수주액이 약 20억 달러에 못 미치지만 이달 중 컨테이너선 22척 등 총 30억 달러 규모의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11, 12일 양일간 영도조선소는 불법침입과 폭력사태로 무법지대나 다름없다"며 "최근 2년간 수주가 없었던 상황에서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만 보자니 속이 탄다"고 탄식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수주 경쟁력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작년 말 영도조선소에 4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현이에 노조는 조선소를 폐쇄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피해액만 160억원에 달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