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차세대 통신망 투자를 이유로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짧은 기간에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펑펑'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하루 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3만1천명에서 2월 2만8천명, 3월 2만4천명, 4월 2만5천명으로 낮아졌다가 5월 들어 3만2천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 13일까지 하루 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3만2천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신사별로 KT는 5월 9천834명의 순감을 기록했으나 이달 13일까지 1만4천142명으로 크게 늘었다. LG유플러스는 5월 1만1천638명의 순증을 기록했고, 이달 13일까지 5천846명이 늘었다. 반면 SK텔레콤은 5월 1천804명의 순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 13일까지 벌써 9천988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줬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누적 번호이동 가입자는 SK텔레콤이 2만8천명의 순감을 기록한 반면 KT는 3만9천명이 늘었다. LG유플러스도 1만명이 순감했지만 3월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요금인하는 뒷전으로 미뤄두고 보조금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과연 요금인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시장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특정 휴대전화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해당 휴대전화에 얹어진 '폭탄 보조금'이 그 원인이라는 게 SK텔레콤의 지적이다.
SK텔레콤은 KT가 미라크A에 대해 출고가 64만원을 훨씬 넘는 81만원가량의 보조금을 대리점에 안겨줬고 출고가 82만원인 옵티머스블랙에 대해서도 62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이는 전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면서 "우리는 단말기당 27만원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주장하는 81만원, 62만원 등의 보조금은 스마트스폰서 요금할인까지 더해진 것이며 실제 보조금은 13만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KT는 이런 스마트스폰서 요금할인은 고객이 선택하는 정액제 요금과 사용기간에 따라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이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같은 요금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에 경쟁사들의 보조금 과다지급 행위를 근절해달라고 요청하는 신고서를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