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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박종우號, 언제 다시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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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박종우號, 언제 다시 날아오를까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6.20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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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거리고 있는 삼성전기 박종우號는 언제쯤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전기. 전자 부품업계 국내 1위, 세계 5위인 삼성전기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서 2분기 실적마저 불투명하게 전망하고 있어 본격적인 실적회복 가능성과 시기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참담

삼성전기의 1분기 실적은 참담했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성전기의 2011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천137억원과 921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가량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 저하로 영업이익은 23%나 감소했다. 856억원을 기록한 당기순이익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줄어들었다.

삼성전기는 ACI(기판), LCR(칩부품), OMS(카메라 모듈·모터부품), CDS(전원공급장치·네트워크부품), 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5개의 사업부로 나뉜다. 각 부문에서 고른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장점이지만 시선을 조금만 달리해 보면 한두 사업부만 크게 부진해도 전체 실적이 압박을 받는다.

올해 1분기의 부진은 LCR사업부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의 실적 부진 때문이었다. ACI·CDS·OMS 사업부 모두 전 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5개의 사업부 중 그나마 매출 증가를 주도한 분야는 LCR 하나였다.

LCR 사업부는 일본 지진사태로 호기를 맞이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판매 신장으로 전 분기 대비 8% 성장한 4천29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삼성전기 관계자는 "2분기에는 MLCC의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고수익을 창출하는 안정적 사업구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과 LCD TV의 판매 부진 등으로 CDS·LED 사업부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1천1백억원~1천2백50억원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또한 1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2009년 9월 10만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7월 19일 최고점(15만9천500원)을 찍었던 삼성전기는 17일 종가 기준 9만2천100원(전일대비 2천400원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6조8천792억원으로 최고점 때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됐다.

◆'홍길동' 박종우 사장의 진가는 언제쯤?

삼성전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박종우 사장의 현장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의 뚝심을 다시 한 번 믿어보자는 것. 실제로 2009년 1월 박 사장 취임 직후 2년 동안 매출은 60% 넘게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박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실무에 밝고 무엇보다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발로 뛰는 CEO다.

연세대 전기공학 학사, 전자재료 석사 과정을 거쳐 퍼듀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따고 미국 IBM반도체 기술개발부문 핵심연구원으로 4년간 지냈다. 1992년 7월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부문에서 일을 시작한 박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CEO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사무실이나 작업현장 등에 갑자기 나타나 실무자들에게 직접적인 자문을 구하고 사라질 때가 잦아 직원들로부터 '홍길동'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소통과 협업을 통한 SEMCO 2X 달성'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SEMCO 2X'란 Speed(속도), Efficiency(효율), M/S(시장 점유율), COst saving(원가절감)을 지금보다 2배 향상시켜 삼성전기(SEMCO)의 위상을 높여 나가자는 의미다.

이처럼 ' 지금보다 두 배'라는 기치를 내걸고 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현 상태를 타개해나가고자 하는 박 사장의 의지가 언제쯤 성과로 나타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회복될까?

그러나 삼성전기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빚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낮아졌다. 삼성전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09년 말 1조89억원이었으나 2010년 말에는 6천954억원으로 3천억원 이상 급감했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5천907억원으로 더욱 줄어들었다. 반대로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 1조8천185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955억원으로 늘어났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줄어드는데 반해 유동부채는 늘어남으로써 당좌비율이 34.9%에서 28.2%로 악화됐다. 당좌비율이 단기채무지급능력의 직접적인 지표임을 감안할 때 삼성전기의 지불 능력이 그만큼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불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고에 쌓인 재고는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기의 재고자산은 2009년 말 4천846억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 말 7천522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올해 1분기에는 8천266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상품, 재공품, 원재료, 미착품 등의 항목이 늘었고 부품제조 부분은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이 늘었지만 재고자산의 증가폭이 더 높은 탓에 재고자산회전율은 2009년에서 2010년으로 넘어가며 11.4에서 9.3으로 떨어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올해 매출액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수익성은 더 떨어질 위험이 크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상반기 매출이 3조5천301억, 하반기 매출이 3조4천388억으로 미미한 '상고하저'형 실적을 냈다. 그 전해에는 상·하반기 매출이 각각 1조5천532억·1조6천388억으로 역시 미미한 '상저하고'형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하반기 실적이 큰 차이가 없어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구조다. 올해는 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낼 수있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기대되는 점은 3분기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신제품 출시가 가속화되고 TV판매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LED, MLCC, 카메라모듈, 전원공급장치 등 삼성전기의 사업부 대부분이 호재를 맞을 수 있다는 것과 바닥점에서 발휘되는 박 사장의 저력이다.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을지 박종우 사장의 뚝심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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