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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통신시장 '현기증'... 통신3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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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통신시장 '현기증'... 통신3사 '초긴장'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6.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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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하반기 통신시장이 격변한다. 당장 7월부터 꿈의 속도 4G LTE(4세대 통신기술)가 시작되고 통신3사로 굳어진 통신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허물어뜨릴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사업도 본격 도입된다.

황금주파수인 2.1GHz대역이 LG유플러스에 할당됨으로써 망부하에 시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을 필두로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폐지 논의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사들은 이처럼 격변하는 시장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 마련을 위해 어느 해 여름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며 긴장감 있는 하반기를 맞이하고 있다.

◆황금주파수 할당에 따른 후속대책 마련 분주

그동안 통신3사가 모두 참여하며 치열한 확보전을 펼친 2.1GHz대역이 결국 LG유플러스 품으로 돌아갔다.

2.1GHz대역은 현재 통신산업의 핵심인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국제 표준 주파수로 애플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이 대역 위주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어 단말기 수급이 쉽고 할당받은 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각각 60MHz, 40MHz를 보유한 SK텔레콤과 KT와는 달리 그동안 2.1GHz대역을 확보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외산 스마트폰을 한 종도 출시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1GHz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LG유플러스는 이미 보유 중이었던 800MHz대역과 함께 내달부터 시작하는 LTE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외산 스마트폰을 비롯, 라인업을 적극 확보할 수 있게 돼 제대로 된 3자 경쟁구도를 만들 전망이다. 농사지을 땅이 없어 '만년 3위'로 있었던 설움을 톡톡히 갚겠다는 의기가 충천해 있다.

반대로 해당 대역을 확보하지 못한 SK텔레콤-KT는 하반기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3G 데이터무제한요금제'로 인한 망 부하로 추가 주파수를 필요로 했던 SK텔레콤으로서는 해당 서비스를 재검토, 변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데이터무제한요금제' 제한은 결국 경쟁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돼 통신3사 모두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꿈의 속도 4G LTE 시대가 열리다

하반기 통신업계의 가장 굵직한 이슈는 4G LTE(Long Term Evolution. 롱텀에볼루션) 상용화. 2G에서 3G로 넘어가며 통신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뀐 것을 감안할 때 4G 전환시기인 지금이 통신3사에게는 긴장되는 순간이다.

4G 기술의 하나인 LTE란 3세대 이동통신(3G)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기술'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73Mbps(Mega bit per second, 1초당 100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나 돼 3G 서비스와 비교할 때 5배 이상 빨라진 전송속도를 지원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7월 1일부터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으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달 1일 우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상용화를 시작하고 2012년까지 23개 도시, 2013년까지 전국 82개 도시로 확장해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7월 1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부산, 광주를 중심으로 4G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9월 말까지 서울 및 수도권 전체와 지방 주요 거점 지역에 LTE망을 구축하고 전 세계 LTE 사업자 중 최단 기간인 상용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전국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상용화를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눈치싸움도 뜨겁다. 양사는 상용화 하루 전인 이달 30일 같은 시간에 기념행사를 가진다.

이날 행사는 국내 최초로 서비스되는 LTE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리. 양사는 출입기자단은 물론 방통위 상임위원 등 통신 관련 인사들을 경쟁적으로 초대하고 있어 어느 쪽이 더 흥행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는 동일한 주제의 행사가 같은 날로 겹칠 경우 오전-오후로 나뉘어 했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양사의 신경전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LTE 지원 단말기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제조사를 통해 10월경 출시될 예정으로 현재 요금제, 단말기 가격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에 대략적인 검증이 끝난 후 폭발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VNO 서비스로 통신3사 카르텔 사라질까?

하반기 통신 지형을 바꿀 또 다른 요소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 굳어진 과점체제가 MVNO사업을 통해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VNO란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 이동통신 서비스로 기존 통신 서비스에 비해 요금이 20% 이상 싸다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18일 SK텔레콤과 아이즈비전은 음성 MVNO 서비스 도매제공 협정을 체결, 내달 1일부터 선불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MVNO 사업자가 SKT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음성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사례로 본격적인 MVNO시대가 열렸음을 시사한다.

아이즈비전을 비롯하여 현재 MVNO 서비스를 준비 중인 10여개 업체는 초기에는 미리 요금을 충전하고 그만큼만 사용하는 선불요금제 형태만을 운영하지만 연말부터는 후불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MVNO가 보편화되면 기존 통신3사의 획일적인 요금제, 서비스에서 벗어나 저렴한 요금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어 소비자들에게는 큰 이익이다. 더구나 지난 24일 방통위가 SK텔링크 등 기존 통신사 자회사에는 MVNO 서비스를 제한키로 결정, 공정경쟁의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TE 상용화, MVNO 서비스 등 굵직한 변화가 공교롭게도 2011년 하반기를 시작하는 날 동시에 벌어졌다"며 "이는 고착화되어 있던 기존 구조의 재편 가져올 수 있는 대형 이슈들이라서 통신3사를 비롯 새롭게 진입하게 될 사업자들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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