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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의사에게 음료수 주면 불공정 행위?…의료계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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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의사에게 음료수 주면 불공정 행위?…의료계 ‘당황’
  • 양우람 기자 ram@csnews.co.kr
  • 승인 2011.07.1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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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제약협회가 보건의료 행사에 참여한 제약사들이 의료인들에게 음료 다과 등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일체 금지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약사들마저 과잉 대응이라는 반응이고 의사들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협회 산하 공정경쟁규약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는 회의를 소집하고 학술대회, 학술상 등과 관련된 세부운영 계획을 확정 이를 회원사에 통보했다.

심의위원회는 이날 학술대회 등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 부스를 운영하는 제약사들이 의사 등 참가자들에게 음료와 다과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토록 했다.

또한, 학술대회에 설치한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제약사 직원이 참여할 경우 별도의 등록비를 납부하는 것도 제한했다. 

제약사가 후원하는 학술상에 관해서도 규정이 까다로워 졌다. 기존에는 제약사가 학회를 지정해 심의신청을 해왔지만 관련 규정이 변경됨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야 한다.

제약협회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당국이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 기념품 증정, 논문 번역 등에 까지 리베이트 수사의 범위를 확대한 것에 맞춰 사전에 여러 가능성을 제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상당수의 제약사들은 심의위원회가 마련한 이번 규정이 시행하는데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 “간단한 식음료는 의료계 뿐아니라 어떤 행사에서도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고 있다”며 “제약 업계가 이런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스스로를 ‘역차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일률적으로 금지토록 하는 것은 무리한 조치”라며 “이런 저런 제공행위를 조심하자는 뜻은 알겠지만 음료수 한잔 가지고 이러는 것은 의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 방배동의 한 개원의는 “제약사가 마실 것을 주던 말던 상관은 없지만 협회가 나서서 이런 일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다”며 “의사들을 뭐라도 바라는 사람들로 여기는 것 같아 여간 불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약협회 측은 이번 결정이 몇몇 제약사들의 일방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외부 의견이 종합적으로 투영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실제 심위위원회에는 제약사 위임자들 뿐 아니라 의료계, 약계, 시민단체의 대표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이번 결정에도 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다는 것.

제약협회는 리베이트 행위 자체가 워낙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편법적인 활용이 가능한 모든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식음료 제공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제약사가 학술대회에서 바리스타 초청 등 타 제약사에게 위화감을 줄 만한 행동을 일삼는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등장한 많은 사례를 봤을 때 리베이트는 의외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식음료 제공을 금지토록 한 것은 만에 하나 문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고 모든 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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