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조는 사측이 더는 협상에 응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무기한 파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노조 측은 22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협상이 최종 결렬됐기 때문에 더는 사측에 교섭요구를 하지 않겠다”며 무기한 파업을 계속 진행할 뜻을 밝혔다.
이날 김재율 SC제일은행노조 위원장은 “파업기간 동안 사측과 3차례 교섭을 벌여 절충안을 마련했지만 지난 21일 대표자 협상에 은행장이 불참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며 “사측에서 파업사태 해결의지가 없는 만큼 더는 교섭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 간에 이미 합의했던 2010년도 임금단체협상안을 이행하면 파업을 풀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사측은 개별성과 연봉제를 임단협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SCB’ 방식의 구조조정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사측은 강제 구조조정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성과나 실적이 떨어지는 직원을 자동적으로 퇴출시키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SC제일은행 노사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대표자 교섭과 실무자간 교섭 등 ‘마라톤 협상’을 진행해 2010년도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고 성과급제 도입을 향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논의키로 상당부분 의견일치를 봤다.
하지만 사측이 상설명예퇴직제도 폐지와 후선발령제도 도입을 제안했고 이를 노조 측이 거부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노조 측은 후선발령제도를 전직원으로 확대하고 명예퇴직제도를 폐지하는 것 역시 구조조정 수순으로 보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SC제일은행 파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23일 영국 런던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본사로 원정 투쟁을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도 파업장소를 속초에서 2, 3차 장소로 확대해 계속적으로 파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런던원정단에는 김재율 위원장과 정길근 정책국장, 배광진 홍보국장, 최정식 UNI한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
런던원장단은 23일 런던으로 출국해 영국노총, UNI 본부대표단과 피켓팅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SCB본사의 HR(인사담당) 책임자와 면담 등을 가진 후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SC제일은행 측은 “노조와 원만한 타결을 위해 ‘성과주의문화 도입 자체를 FTF에서 논의하겠다’는 수정안까지 제시했는데 시중은행에는 없는 상설명예퇴직제도를 폐지하는 부분에 대해 노조 측이 반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현재 실무단이 속초에 내려가 있는데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조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C제일은행 노사간의 힘겨루기로 금융권 사상 장기파업 사태가 계속되면서 고객들의 피해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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