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출, 휴대폰 소액결제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결집, 집단소송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더이상 '힘없는 소수'라는 이유로 피해를 감수할 수만은 없다는 각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 커뮤니케이션즈의 개인정보 유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20일 한국엡손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35만명의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도메인 등록 및 관리업체인 ‘가비아’ 역시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처럼 해킹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출되면서 피해자들은 적게는 백여 명, 많게는 수만 명이 모여 피해자모임을 형성, 온라인상으로 대책을 모색하거나 서명운동, 집단소송까지 진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SK커뮤니케이션즈 회원 3천500만 명은 포털사이트에 ‘네이트 해킹 피해자 카페(이하 네해카)’를 개설, 집단소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카페의 가입자 수는 현재까지 약 8만4천5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결집은 업체 측의 즉각적인 대응을 유도할 수 있을 뿐더러 소송 시에도 시간적·물질적 비용이 절감된다는 이점이 있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다만, 피해액이 커질 경우 법원의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종합법률사무소 ‘서로’의 조현복 변호사는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대응할 경우 피해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시간적·물질적 비용이 상당하다”며 “소송의사가 확실하고, 동일한 쟁점을 공유한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반면에 피해액이 커질수록 재판부는 소극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앱의 허술한 결제시스템에 피해 속출...피해자모임 카페 개설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속에 숨은 유료 콘텐츠로 인해 순식간에 요금폭탄을 맞은 소비자들이 피해구제를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있다.
터치 두 번에 무려 5만원가량이 결제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앵그리맞고’에 인해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 역시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내 유명 앱 장터인 T스토어에서 판매, 인기순위 차트 상위권에 배치되기도 한 이 앱은 현재 포털사이트에 환불을 요청하는 카페가 만들어져 사흘 만에 가입자수가 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피해 소비자들에 따르면 게임 실행과 동시에 아이템 판매 창이 열려 무심결에 확인버튼을 눌렀다가 결제가 진행됐다는 것. 본인확인절차도 없이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고액의 요금이 결제되는 절차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T스토어 측은 해당 앱을 판매 중단시키고 환불처리를 진행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T스토어 측은 “유료아이템이라는 부분이 표기돼 있고, 구매결정을 하는 과정이 두 번 있으므로 결제과정 자체에는 문제없다”면서도 “단, 결제 창을 전면에 배치해 구매를 유도한 부분이 있어 현재 판매는 중단시키고, 개발사 측에 수정요청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환불요청은 즉시 받아들이고 있다”며 “또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은 관계로 유료결제 과정에 비밀번호 설정을 하는 등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자 모임’ 회원수 8만명 넘어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윤 모(남.25세)씨 역시 무료이벤트를 빌미로 교묘한 결제 유도를 하고 있는 오픈넷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최근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자 모임’에 회원가입했다.
윤 씨는 인터넷 이용 중 무료로 경품을 지급한다는 배너를 보고 클릭했고 얼마 후 2천원이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영문을 알 수 없었던 그는 확인 차 다시 한 번 동일한 경로로 인터넷에 접속했고 결국 4천원의 요금을 물게 됐다.
그는 “배너 우측 상단에 ‘이용요금 안내’라는 문구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클릭하고 접속해야 요금에 대한 상세설명이 나와 있어 그냥 지나쳤던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본지로 접수된 피해사례 외에도 휴대폰 오픈넷 서비스 이용 시 원치 않는 소액결제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요금안내’ 문구가 기재돼 있더라도 클릭해서 내용을 확인한 후에야 상세설명을 읽을 수 있을뿐더러, 결제 의사를 묻는 팝업창도 열리지 않아 터치 한 번에 ‘쥐도 새도 모르게’ 결제가 완료되기 때문.
한 포털 사이트에는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자 모임’이 형성돼 현재까지 가입자 수가 8만 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평균 방문자 수도 수백 명에 달했다.
◆ 네이트·싸이월드 가입자 집단소송
SK컴즈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기로 한 '네이트 해킹 피해자 카페' 운영진은 카페 게시판을 통해 이번 소송의 의미를 '기업에 대한 심판'이라고 풀이했다.
운영진은 “부도덕하고 책임감이 없는 기업을 심판하는 공익 소송”이라고 설명하며 “영리 목적의 집단소송이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헌신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회원들에게 소송 절차를 공지한 뒤 참여 의사가 있는 회원들에게 1만원가량의 비용을 받아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현재 소송인단은 4만 명이 넘어섰으며 네해카 가입자 수(현재 약 4만8천500여명)도 계속해 늘고 있는 상황.
앞서 네이트와 싸이월드 가입자 정 모씨는 SK컴즈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10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신청해 14일 승소했으나 사측은 이 결정에 불복, 이의를 신청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아무리 그래도 핸드폰 소액결제 피해자가 8만명이 넘다니.. 그만큼 스마트폰도 많이 사용한다는것이겠지.. 몇명도 아닌 몇만명 까지 갈정도라면 아무래도 피해가 장난 아닌가보다 여러분 힘내세요 화이팅! 뭉쳐야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