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는 환불은 판매처 담당이라며 선을 그었고 판매처는 제조사와 계약이 종료됐다고 미뤘다. 새롭게 판매부터 AS까지 책임을 지게 된 또 다른 업체는 이전 판매처가 환불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3각 핑퐁을 당한 셈이다.
제조사와 판매업체 간 계약 종료와 업무 이관 과정에서 환불 책임이 떠넘겨지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갔다.
서울에 사는 이 모(남)씨는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휴온스에서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 G7(10개입)'을 약 100만 원에 구입했다.
12월부터 사용 가능 기간인 열흘이 되지 않아 ‘신호소실’ 메시지가 뜨는 문제가 생기더니 센서를 교체하라는 문구가 나왔다. 어떤 제품은 부착한 지 세 시간도 되지 않아 신호소실 메시지가 나왔다.

이 씨는 사용법이 잘못된 건지, 같은 시기 생산된 제품이 불량인 건지 확인하고자 제조사인 덱스콤 측에 연락해 "미개봉한 제품은 다른 날짜에 생산된 센서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됐다. 그럴 바에는 환불해 달라고 하니 이번에는 판매처에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구매했던 휴온스 측은 덱스콤에 판매 업무가 이관됐다고 말했다.
덱스콤과 새롭게 연속혈당측정기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한 카카오헬스케어 측에 묻자 교환은 가능하나 환불은 최초 구매처인 휴온스에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휴온스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구매 후 7일 이내 환불을 신청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거부했다.
이 씨는 “혈당을 꾸준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기기 자체가 불량인지, 잘못 사용한 건지 모른 상태로 계속 스트레스 받으면서 기계를 써야 하는가”라며 “이럴 바에는 채혈기로 하루 10회 정도 측정해야 했던 이전이 차라리 낫겠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이 씨는 카카오헬스케어 측과 교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채혈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혈당 데이터를 수 분 간격으로 야간에도 측정해 패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씨처럼 사용상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혈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덱스콤G7'은 한번 부착 시 10일간 사용이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다. 신호소실은 5분 단위로 혈당값을 측정해 휴대전화 앱을 통해 측정값을 표시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휴대전화와 기기 사이 간격을 6m 이내로 권장하며 그 이상 멀어질 경우 신호소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결이 해제돼도 6m 이내로 두면 5분 이내 자동 연결된다. 해결되지 않는 경우 앱이나 휴대폰 재부팅을 해결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해 12월1일부로 덱스콤과 유통 판매 계약을 종료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12월12일 덱스콤과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휴온스 측은 "구입 시기, 구입처와 무관하게 덱스콤 제품에 대한 교환, 환불, 상담 등 모든 고객지원 업무는 카카오헬스케어로 이관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는 의료기기 구매 후 배송받은 날부터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다. 자사 구매사이트 이용약관에 안내돼 있어 기관이 지난 후 환불 요청에 대한 수용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올해부터 덱스콤 유통을 맡고 있다. 사용기한인 1년6개월 이내 제품은 에러가 있거나 사용자 실수로 부착 시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 교환·환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속혈당측정기 신호소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연속혈당측정기 신호소실 및 측정 불량의 경우 사용자가 부착 방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지방이 적은 부위에 붙였거나 어플리케이터(삽입기)와 센서(측정기)를 제대로 조립하지 못한 경우 등이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