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홈쇼핑에서 판매한 육포에서 곰팡이가 뿌옇게 피어올라 소비자들을 기겁하게 했다.
그러나 판매처와 제조사 측은 서로 책임만 미루면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화를 돋웠다.
26일 서울 가양동 거주 김 모(여.37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27일 현대홈쇼핑에서 육포 세트(1BOX, 50포)를 3만9천원에 구입했다.
김 씨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라'는 설명대로 배송된 제품을 보관했다고.
며칠전 김 씨의 아이가 갑자기 심한 설사증세를 보여 병원을 가게 됐다. 그 날 아이가 먹은 음식 중 이상이 있나싶어 살펴보던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육포에 곰팡이가 뿌옇게 피어 있었던 것.
남아 있는 47포의 육포를 뜯어 확인해보자 3봉지 가량이 변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씨는 곧바로 현대홈쇼핑 측에 항의하자 '제품 변질의 문제는 제조업체의 책임'이라며 뒤로 물러섰다.
다시 제조업체 측으로 상황을 설명하자 이번에는 '현대홈쇼핑이 식품, 비식품을 따로 보관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다시 책임을 미뤘다고. 식품의 경우 온도, 습도 등의 따라 달리 보관을 해야하는데 일반적인 물류창고에 보관하는 바람에 생긴 '유통상의 변질'이라는 것.
김 씨는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모두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면 소비자는 어쩌란 말이냐”며 “현대홈쇼핑은 책임이 전혀 없다는 식으로 ‘맘대로 하라’는 막말까지 서슴치 않았다”며 기막혀했다.
더욱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자신과 동일한 문제로 인해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줄을 잇고 있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소비자로부터 제품에 대한 항의가 들어오면 어느 단계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 후 조치한다”며 “현재 환불이 됐으며 문제의 품은 판매중단 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치료비용 등에 대한 보상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한 상태”라며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보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산 제품이라도 품질불량은 제조업체의 책임이라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면 행정처분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며 “하지만 제조업체뿐만이 아니라 판매업체도 제조현장 조사 등 안전판매를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