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11번가의 '스마트 할부 이벤트'가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채 이자 비용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추석과 결혼철을 맞아 연말까지 2만여개 상품을 22개월간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 할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TV·냉장고·노트북 등 디지털·가전제품과 소파·침대 등 가구류, 명품 가방과 시계, 의류 등이다.
11번가는 스마트 할부 이벤트로 22개월간 매달 6만2천477원씩을 내면 137만4천500원짜리인 삼성전자의 40인치 LED TV를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이벤트를 "고객님의 부담없는 쇼핑을 위한 오직 11번가만의 차별화된 혜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업체의 이런 설명과 달리 이벤트 대상 상품 가격에 이미 사실상 신용카드 할부이자로 볼 수 있는 금액이 반영됐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신용카드 명세서상에는 할부이자가 나오지 않지만, 이벤트 제품 가격에 이미 할부이자로 볼 수 있는 금액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1번가의 이벤트 대상인 삼성전자의 40인치 LED TV(137만4천500원)는 다른 오픈마켓에서는 최저 1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11번가도 상품별로 대략 5~6% 정도의 할부이자를 가격에 선반영했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는 "처음에는 기존 상품을 무이자 장기 할부로 파는 것처럼 오해했다"면서 "할부 이벤트하면서 가격을 올리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 소비자를 우롱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일반적으로 22개월 할부를 하면 15~20%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를 5%대로 낮춘 것만도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작년에 마련한 11개월 할부 행사와 달리 22개월 할부는 온라인 유통 쪽에서는 최장기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