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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확산에 국내은행들 달러 확보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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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확산에 국내은행들 달러 확보 초비상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10.06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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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 유로존 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달러 유동성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위기가 아주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만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상황은 큰 위기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은행권에 외화 차입구조 다변화 등 외환 유동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과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 하나은행(은행장 김정태), 외환은행(은행장 래리 클레인) 등 시중은행들은 채권발행과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 차입) 활용 등 외화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외화공모채권 3억 달러를 발행했다. 커미티드라인도 9월말 기준으로 4억 달러를 확보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6억 달러를 추가로 늘려 총 10억 달러 규모로 설정할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 해외 차입도 3억 달러 이상 일으킬 계획이며 추가 채권발행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여유자금을 총 20억 달러 이상 유지할 계획"이라며 "다방면으로 외환유동성 대비책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커미티드라인 설정과 제3세계 쪽으로 차입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펀드 발행을 끝낸데 이어 6월에는 1억5천만달러 클럽론을 조달했다. 기타 USD, 즉 달러나 이종통화 사모채권 등 2억달러 정도의 채권발행을 마무리했다.

커미티드라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9억달러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채권발행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아직까지 추가적인 계획은 없고 다만 추후 만기가 되는 채권만 발행할 예정"이라며 "신한은행의 전체적인 외화유동성 상황은 양호한 편"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나은행도 지난 8월 3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를 발행했고 지난 9월말에는 차입선 다변화를 위해 3년 만기, 80억 바트 규모(약2억6천만달러)의 태국 바트화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외화예금 평잔이 80억달러 정도였는데 최근 90억달러로 증가하는 등 조달이 크게 늘어나 상대적으로 차입금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적다.

단기차입금도 기존 거래은행을 중심으로 라인을 구축했고 지난 8월과 9월에도 만기 도래하는 금액보다 신규로 유입된 금액이 많아 예비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공모채권 발행 계획은 없지만 올 하반기에 5억달러 정도를 사모채 형태로 차입해 둔 상태"라며 "만기도래 금액이 실제 채권발행 금액보다 적어 유로존 위기가 아주 장기적으로 가지 않는 한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비교해 은행권의 외환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이들 상업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 은행에 빌려줬던 자금을 모두 회수할 경우 국내 은행의 외화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현재 3천억 달러 가량 비축돼 있어 충분하다며 시장불안감 해소에 나서는 한편, 그리스발 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의 자체적인 외화조달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천33억8천만달러로 8월말(3천121억9천만달러)보다 88억1천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말 기준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4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2008년 위기 때와 비교해 현재 정부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며 "외환시장에서 쏠림 현상(환율 급등락)이 있으면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유럽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프랑스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 우려가 높은데 우리나라는 프랑스 은행의 익스포져가 적어 설령 그쪽에서 우리한테 빌려준 돈을 다 빼가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 CDS(신용파산스왑)가 200bp를 넘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도 오르는 추세라서 이를 절대적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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